인텔리전트빌딩 중과세 '정보화 역행'…세금 겁나 신축 기피

  • 입력 1999년 11월 8일 19시 16분


인터넷 이용이 확산되면서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갖춘 건물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정부의 초고속정보통신건물(인텔리전트 빌딩)에 대한 중과세(重課稅)와 정부 부처간 비협조로 인해 국가 정보화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인텔리전트 빌딩의 신축을 촉진하기 위해서 건물내에 들어가는 통신 케이블과 배선,통신실 면적,통신 기반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지난 5월부터 초고속정보통신 건물로 인증을 해왔다.

그러나 10월말 현재 정부로부터 예비 인증을 포함,초속정보통신건물로 인정을 받은 건물은 모두 11개에 불과한 실정이다.최근 지어진 대부분의 빌딩들이 초고속통신망을 갖춘 인텔리전트 빌딩이지만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건물 숫자가 이처럼 적은 것은 행정자치부의 재산세 중과세정책 때문.행자부는 지방세 시행 규칙에서 일반 건축물보다 건축비가 2배 이상 들어가는 인텔리전트 빌딩의 경우 재산가치가 상승한다는 논리로 일반 건축물에 비해서 50%나 많은 재산세를 내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인텔리전트 빌딩을 짓고도 ‘세금이 무서워’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굳이 세금이 비싼 인텔리전트 빌딩을 지을 이유가 없다며 꺼리는 경우도 있다.

행자부는 특히 가산세율 적용 지침을 지방행정기관에 보낸 98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도 이 규정을 소급 적용함으로써 재산세 중과세와 관련돼 현재 18건의 행정 소송이 걸려 있는 상태.

정부는 또 인텔리전트 빌딩 건축에 필요한 대부분 부품들에도 특별소비세를 물리고 있어 초고속정보통신 건물 신축을 장려해야할 정부가 오히려 이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편 재산세 중과세 적용을 받지 않는 일반 주거용 건물의 경우 초고속정보통신 건물로 인증을 받은 건물이 10월말 현재 212개에 달한다.

이달말 입주예정인 서울 도곡동 ‘아크로빌’은 전 입주세대를 최대 100Mbps급의 지역네트워크(LAN)으로 연결하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고 있다.또 삼성,현대 등 대부분 주택건설업체들도 아파트 단지내 LAN 구축을 비롯,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통부는 주거용 건물과 업무용 빌딩의 과세 기준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 등을 수차례 행자부에 건의했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행자부 전동흔 세무지도담당 사무관은 “인텔리전트 빌딩의 중과세율을 낮춰 현실화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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