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압력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갭률(실제GDP에서 잠재GDP를 뺀 수치)은 올 2·4분기(4∼6월)에 -4.2%로 나타나 물가상승 압력이 본격화된 단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8일 한국은행 특별연구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GDP 성장률은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6.4%에서 지난해 4.1%로 떨어진 뒤 올 상반기에는 4.0%로 하락했다.
잠재성장률이란 우리 경제가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완전히 가동해 물가상승 등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독자 성장할 수 있는 수준. 계절변동 요인을 감안한 2·4분기의 실제GDP는 107조원,잠재GDP는 112조원으로 집계됐다.
김치호(金治鎬)한은 선임조사역은 “지난해 금융경색과 내수침체로 설비투자가 크게 부진했고 구조조정으로 인해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동시장이 안정을 되찾아 고용이 늘어나고 기업의 설비투자가 예년 수준을 되찾더라도 당분간 잠재성장률은 4.0∼4.5%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해 우리경제가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을 이루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GDP갭률의 경우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여서 인플레 압력이 크지는 않지만 최근 실물경제 회복세에 따라 마이너스 폭이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97년 4·4분기(10∼12월)에 1%를 기록했던 GDP갭률은 작년 2·4분기에 -9%까지 벌어진 뒤 회복세로 돌아서 올 2·4분기에는 -4.2%로 축소된 것.
한은은 “현재와 같은 경기회복이 이어지면 GDP갭률은 내년 3·4분기(7∼9월)중 플러스로 돌아서 수요측면의 인플레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향후 거시경제정책을 인플레 압력에 대처하는 방향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