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대우증권은 9일 최근 외국인 순매수는 은행 증권 등 금융주에 대한 비중을 높이기 위한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외국인의 매수가 한국 경기 및 기업실적의 호전가능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차원에서 금융주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면 조만간 외국인 순매수행진의 강도는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달 순매수 30% 달해▼
▽금융주 늘리기 양상〓10월5∼11월8일 사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25종목을 보면 총순매수금액은 2조4599억원이다. 이중 은행 증권 등 금융주는 7331억원으로 약 30%에 달한다.
거래소 상장종목 전체 시가총액중 금융업종 종목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18%안팎이라는 점에 비춰볼때 외국인들이 금융주에 매수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외국인 전체보유주식액중 금융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5월12일 현재 25.76%였던 것이 대우사태가 불거진 이후인 10월1일에는 17.48%로 낮아졌다. 그러던 것이 이달 3일에는 21.83%까지 높아졌다.
▼다음은 인터넷株 주도▼
▽상승주도종목군 변경가능성〓이번 분석을 내놓은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종우(李鍾雨)연구위원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금융주 및 블루칩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외국인 매수세가 잦아들 경우, 시장의 매수여력은 실적호전 중소형주 등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외국인 매수행진이 마감되면 인터넷 정보통신 관련 종목의 시장선도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주가의 상승이 어느정도 진전된 뒤에 주가는 기업의 미래수익가치를 극단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현시점에서 미래수익가치가 가장 높은 종목군은 인터넷 정보통신 반도체 등 첨단업종에 속한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상승세 지속될 가능성▼
▽금융주 전망〓최근 한달여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25종목에 포함되는 금융주는 국민은행 삼성증권 주택은행 신한은행 LG증권 외환은행 한미은행 대우증권 한국종합기술금융 현대증권 등 10개종목.
이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되더라도 금융주는 경기회복과 실적호전 등 다른 요인을 반영, 좀더 상승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신흥증권 리서치센터의 최석포(崔錫布)차장은 “지난 3∼4월과 6∼7월의 은행 증권주 상승기를 분석해보면 상승기간이 증권주는 16일, 은행주는 17일이었다”며 “이번 상승행진은 7∼12일 정도 진행된 상태여서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