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고비 넘긴 증시]"주가 이달중 1000 돌파할 수도"

  • 입력 1999년 11월 10일 19시 58분


수익증권 대량 환매사태가 기우(杞憂)로 끝나면서 연말 ‘큰 장(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환매자금 비축에 열중하던 투신사들이 대량환매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고 본격적인 매수세로 전환할 경우 연내에 지수 전고점(지수 1050)돌파도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환매는 기우였다〓대우채권 지급률이 80%로 높아지는 10일 이후 대량환매사태→투신사 지급불능초래→금융시장 불안확산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11월대란설’은 일단 고비를 넘겼다.

외국인들의 경우 환매로 인한 시장불안이 없을 것으로 판단, 2조원에 이르는 선취매 매수주문을 내는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주가는 최근 150포인트 가량 급등하는 과열양상까지 빚어졌다.

10일 환매양상은 최대 매수세력인 투신사들에 두가지 시사점을 던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즉 투신사들은 더 이상 보유주식을 팔 필요가 없게 됐으며 대량환매사태를 우려해 너무 많은 현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에게 ‘떡’을 하나 더 던져준 꼴이 됐다는 것.

▽유동성장세 나타날까〓환매사태가 ‘불발’로 끝나면서 시장은 7월 이후 증시를 이탈한 단기부동자금의 환류 가능성이 커졌다.

10월말부터 시작된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공세와 증시주변의 풍부한 단기부동자금, 정부의 금리안정의지가 ‘의기투합’하면 올 상반기 위세를 떨쳤던 유동성장세가 다시한번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교보증권리서치센터는 이와 관련, “주가상승추세가 확인만 된다면 은행권의 초단기자금 19조원, 공사채형 이탈자금 30조원 등 총 51조원의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투신 김명달(金明達)주식투자부장은 “적극적인 주식매수전략을 펼쳐 주식편입비중을 단기간에 1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망〓증권전문가들은 “최근 상승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달중 지수 1000을 돌파하면서 4·4분기(10월∼12월)의 피크를 칠 것 같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금리불안과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여부 등 걸림돌도 만만치 않아 ‘초고속 상승’보다는 조정을 거치면서 지수대를 높여가는 장세가 펼쳐질 것 같다는 지적이다.

현대투신운용 최대문(崔大文)이사는 “주가폭락기에 매도기회를 놓친 투자자들과 새로 증시에 뛰어드는 투자자간 손바뀜현상이 활발하게 나타나면서 지수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張寅煥)사장은 “연말보다는 Y2K(컴퓨터 2000년 연도 인식오류)문제가 해결되는 내년초에 ‘큰장’이 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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