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한 현대투신 등 대형 3사를 비롯한 투신(투신)운용사들은 10일에 이어 11일에도 환매규모가 당초 예상을 훨씬 밑돌자 펀드내 주식편입비율을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 바톤을 이어받나〓지난 1일이후 5일까지 1주일동안 하루평균 2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점차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순매수규모가 11일에는 1700억원대를 기록했으나 8일 946억원, 9일 633억원, 10일 159억원 등으로 열기가 다소 식은 모습이다.
대신 이달들어 6일까지 77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던 국내 투신권은 9일부터 11일까지 총 2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주가상승시 차익실현’에서 ‘점진적 매수’로 투자전략을 바꾸고 있기 때문.
이와 관련 대한투신 김명달(金明達)주식투자부장은 “조만간 대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계획이 확정되면 주가가 한 차례 더 활황세를 탈 것으로 예상, 투신사들이 우량종목을 먼저 사두고 있다”고 전했다.
워크아웃이든 법정관리든 대우 해결방안이 확정되면 악재보다 더 나쁜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것.
▽얼마나 살 수 있나〓우선 대우채편입 공사채형 수익증권 중 주식형으로 전환한 펀드(10조여원)의 매수여력이 크다.
대부분의 투신사가 펀드재산의 50%까지 주식을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량 환매사태에 대비, 10∼20%정도밖에 사지 않았다. 따라서 앞으로 3조∼4조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셈.
평균 주식편입비율이 50%대에 불과한 기존 주식형 펀드에서도 ‘사자’고 덤빌 가능성이 높다. 주식형 펀드들이 환매자금의 상당부분을 흡수할 수 있다면 투신사들은 10조원 안팎의 실탄을 갖고 외국인들과 함께 올 상반기처럼 다시 한 번 ‘쌍끌이 장세’를 펼칠 수도 있다.
현대투신운용 최대문(崔大文)이사는 “사상 최대의 흑자가 예상되는 상장회사들의 실적을 감안한다면 연말 종합주가지수는 1100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어떤 종목을 살까〓대형 투신 3사가 염두에 두는 유망종목으로는 삼성전자 포항제철 한국전력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대형주가 많다. 기업내용이 좋은데다 유동물량이 풍부해 현금화하기 쉽기 때문.
한국투신은 이밖에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삼성전기 국민은행 현대증권 등을 추천했다. 대표적인 벤처캐피털 업체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도 출자회사의 덕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대한투신은 LG전자 성미전자 대덕전자 등 전자업종을 대거 추천한 것이 특징. 금융주로는 신한은행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한국투신 나인수(羅仁洙)이사는 “반도체 통신 철강 등의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