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기업들이 앞다퉈 달러매물을 내놓으면서 장중 한때 1169.70원까지 떨어졌다가 당국의 정책 매수세가 유입돼 전일보다 6.90원 하락한 1173.10원으로 마감됐다. 이는 7월7일(1173.00원)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원화가치는 이달들어서만 달러당 20원 이상 급등했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S&P사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단계 상향 조정한 것도 이날 환율하락을 부추겼다.
외환딜러들은 “대우문제가 비교적 무난하게 처리됐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한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호전돼 달러가 꾸준히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일부 외국투기자본들이 원화가치 상승을 예견해 원화를 미리 사들이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10월에 5억6000만달러가순유입된데이어 이달들어 10억달러 이상이 새로들어 왔고 무역흑자규모가 매월 2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어 원화절상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
외환은행 이창훈(李昌勳)과장은 “기본적으로 달러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데다 환율하락 심리가 폭넓게 퍼져 있기 때문에 당국의 본격 개입이 없으면 이달 중 달러당 1150원선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