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채권단 "油化빅딜 미쓰이 뺄수도"

  • 입력 1999년 11월 17일 20시 10분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을 통합하고 일본에서 2조3000억원의 자금을 들여오는 석유화학 빅딜이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삼성―현대 통합법인에 투자키로 되어 있는 일본 미쓰이와의 협상이 다음달 중순까지 끝나지 않으면 미쓰이에 연연하지 않고 다른 대안을 찾기로 했다. 채권단측도 이에 앞서 전대차관과 수출영업권 등 미쓰이가 내건 요구조건에 대해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하명근(河明根)산업자원부 자본재산업국장은 17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유화 통합법인 설립을 위해 △미쓰이와의 협상을 다음달 중순까지 마치고 △주주사의 손실부담이 필요하며 △채권단 출자전환을 전제로 실사를 조기에 마무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빛은행 등 채권단은 이에 앞서 통합추진본부에 보낸 공문을 통해 “산업은행을 통한 전대차관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장기융자건은 통합법인과 일본수출입은행(JBIC)측이 협의해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통합추진본부와 미쓰이측은 당초 장기융자금 15억달러를 산업은행이 JBIC에서 빌린 뒤 통합법인에 다시 대출하는 방식을 제안했었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채권단이 정하는 평가기관 평가방법 및 절차에 의해 실사를 해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인정되고 △기존 주주가 손실부담을 하고 △미쓰이 컨소시엄이 통합법인 지분 25%를 출자하고 △JBIC의 15억달러 장기융자가 제공될 경우에 한해 출자전환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수출권 100%를 요구한 미쓰이에 대해서는 참여지분 범위 내에서 수출권을 가지라고 못박았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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