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 12.3% 기록…설비투자 빠르게 회복

  • 입력 1999년 11월 22일 19시 11분


설비투자가 빠르게 회복되고 수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올 3·4분기(7∼9월)중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2.3%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3저 호황이 최고조에 달했던 88년 1·4분기(1∼3월)의 15.9% 성장 이후 12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이런 추세라면 올 성장률이 두자릿수에 육박할 전망이다.

◆12년만에 최고 수치

한국은행은 3·4분기 GDP(잠정치)는 110조600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3% 증가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성장률 왜 높아졌나〓정정호(鄭政鎬)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4분기의 가장 큰 특징은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뒤를 받치는 바람직한 패턴을 보인 점”이라며 “민간소비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올해초에 비해 성장의 ‘질’이 훨씬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경제성장 기여도를 보면 수출은 전분기 6.8%포인트에서 9.5%포인트로, 설비투자는 3.3%포인트에서 4.1%포인트로, 민간소비는 4.7%포인트에서 5.4%포인트로 각각 상승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극심한 불황으로 움츠러들었던 설비투자가 전분기(37.2%)에 이어 48.0%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해 우리경제가 외환위기 충격에서 벗어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단계에 본격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제조업중에서는 반도체 정보통신 자동차 등 3개 주력업종의 기여율이 65.7%로 상반기 79.2%에 비해 낮아지면서 업종간 불균형은 크게 개선됐다.

◆한은 "경기과열 아니다"

▽경기과열인가〓97년 GDP를 100으로 할때 3·4분기 GDP는 104.3으로 나타났다. 통계 지표상으로는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 회복한 셈.

한은은 경기회복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과열 판정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밝혔다.

과열여부를 따지려면 우리경제가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성장 가능한 용량인 잠재GDP 수준과 비교해야 하는데 아직 총수요가 총공급을 초과하는 기미는 감지되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최근 경기관련 지표가 관련기관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 상반기중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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