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10년노력 업종변신 성공…"섬유서 화학으로"

  • 입력 1999년 11월 30일 19시 52분


“우리는 이제 화학기업입니다.”

제일모직(대표 안복현·安福鉉)이 10년이라는 긴 시간과 끊임없는 신규사업 개발 끝에 화학전문기업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54년 설립된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한국 섬유산업을 선도해온 원로기업. 그러나 섬유업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들자 변신을 시도했다.

벤치마킹 대상은 섬유에서 화학으로 성공적으로 업종을 바꾼 일본 도레이사.

제일모직은 우선 섬유와 연관성이 높은 플라스틱 분야를 신규사업으로 골랐다.

여천석유화학공단에 공장을 설립하고 휴대전화 서비스 시장에서 폭발적 수요를 창출한 단말기 플라스틱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휴대전화기 제조업체들은 단말기 플라스틱을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었다.

10년간의 제품개발과 시장개척 끝에 제일모직은 올들어 국내 휴대전화용 플라스틱 시장의 50%를 차지했다.

제일모직의 플라스틱은 반도체 외장케이스용으로도 쓰인다.

국내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 물량의 30%에는 제일모직이 공급한 플라스틱이 들어간다.

뿐만 아니다. PC모니터에 들어가는 난연ABS 분야에서는 해외 유수 업체들을 제치고 올해 세계 시장점유율 42%로 1위에 올라섰다. 컴팩 HP IBM 필립스 등이 주요 거래선.

이같은 노력의 결실로 제일모직은 올해 매출 1조3000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6100억원을 화학사업으로 벌어들였다.

그러나 제일모직의 가장 큰 고민은 고객들의 인식. 아직도 제일모직을 단순히 ‘옷 만드는 회사’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안복현사장은 “제일모직의 주력업종은 화학”이라며 “대대적인 광고와 설명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알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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