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채 손실률이 당초 예상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2월 이후 대우채 부분의 95%를 돌려주게 될 때 환매고객이 대거 몰릴 경우 투신사 손실이 더욱 커지기 때문.
★80% 돌려줘 외면
특히 대우채 편입펀드의 전환을 위해 시판되고 있는 하이일드펀드와 주식형전환펀드가 예상만큼 높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도 투신권의 걱정거리다.
이에 따라 투신권은 환매비율을 더 높여주거나 95% 환매시기를 앞당기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먼저 찾아간 고객과의 형평성 문제 및 환매대책의 틀을 깬다는 부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
당초 대량환매에 의한 유동성위기를 우려했던 투신권은 유동성이 17조원에 이르는 등 풍부해지자 이제는 ‘어떻게 하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투신의 한동직(韓東稷)채권투자부장은 “대우채 손실률이 50% 이상으로 나올텐데 투신 증권사로선 95%를 환매해주는 것보다는 80%에 환매해주는 것이 손실을 덜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 95% 환매
한편 올해말까지 10조원을 예상했던 하이일드펀드는 5일 현재 3조원에 그치고 주식형 전환펀드도 예상을 크게 밑도는 상황.
투신권의 손실문제가 이렇게 부상하자 투신 증권사 채권팀 부장들은 3일 회의를 소집해 현행 80%인 환매비율을 일정 부분 끌어올리거나 95% 환매 시기를 앞당겨 손실위험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투신사들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당분간 논의를 유보하고 현행대로 추진키로 했다.
★손실률줄이기 고민
투신협회 김철배(金哲培)투신대책반장은 “상당수의 투신 증권사들이 환매대책의 큰 틀을 깰 경우 금융기관의 환매요구도 거세질테고 미리 찾아간 투자자들과의 형평성문제가 제기된다는 점을 지적해 이 논의를 유보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위 관계자는 “업계 자율로 결의를 한다면 굳이 막을 이유는 없지만 업계 전체가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