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채권 환매 적어 투신권 '속앓이'

  • 입력 1999년 12월 6일 19시 45분


한동안 대우채 편입 공사채형 펀드의 대량환매 사태를 우려했던 투신권이 최근에는 환매가 의외로 저조해 속을 태우고 있다.

대우채 손실률이 당초 예상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2월 이후 대우채 부분의 95%를 돌려주게 될 때 환매고객이 대거 몰릴 경우 투신사 손실이 더욱 커지기 때문.

★80% 돌려줘 외면

특히 대우채 편입펀드의 전환을 위해 시판되고 있는 하이일드펀드와 주식형전환펀드가 예상만큼 높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도 투신권의 걱정거리다.

이에 따라 투신권은 환매비율을 더 높여주거나 95% 환매시기를 앞당기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먼저 찾아간 고객과의 형평성 문제 및 환매대책의 틀을 깬다는 부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

당초 대량환매에 의한 유동성위기를 우려했던 투신권은 유동성이 17조원에 이르는 등 풍부해지자 이제는 ‘어떻게 하면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투신의 한동직(韓東稷)채권투자부장은 “대우채 손실률이 50% 이상으로 나올텐데 투신 증권사로선 95%를 환매해주는 것보다는 80%에 환매해주는 것이 손실을 덜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 95% 환매

한편 올해말까지 10조원을 예상했던 하이일드펀드는 5일 현재 3조원에 그치고 주식형 전환펀드도 예상을 크게 밑도는 상황.

투신권의 손실문제가 이렇게 부상하자 투신 증권사 채권팀 부장들은 3일 회의를 소집해 현행 80%인 환매비율을 일정 부분 끌어올리거나 95% 환매 시기를 앞당겨 손실위험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투신사들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당분간 논의를 유보하고 현행대로 추진키로 했다.

★손실률줄이기 고민

투신협회 김철배(金哲培)투신대책반장은 “상당수의 투신 증권사들이 환매대책의 큰 틀을 깰 경우 금융기관의 환매요구도 거세질테고 미리 찾아간 투자자들과의 형평성문제가 제기된다는 점을 지적해 이 논의를 유보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위 관계자는 “업계 자율로 결의를 한다면 굳이 막을 이유는 없지만 업계 전체가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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