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中企금융지원 총리표창…대출실적 고과 활용

  • 입력 1999년 12월 6일 19시 45분


토목공사가 전문인 ‘코리아 키코’사의 석철기사장은 창업 2년째인 올초 어음 때문에 큰 고비를 맞았다. 담보물도 변변치 않은데다 IMF의 영향으로 제도금융권이 석사장의 어음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기 때문.

석사장은 어음을 들고 사채시장으로 갔지만 거기서도 찬밥 신세는 마찬가지였다. 사채꾼들은 석사장의 어음을 30%, 심지어는 50%까지 후려치기 일쑤였다. 그는 결국 몸살이 겹쳐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병상에 누운 채 ‘이러고도 사업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하던 석사장의 눈에 우연히 외환은행의 ‘디스카운트 뱅크’ 기사가 띄었다.

규모가 작고 신용도가 낮아 제도금융권에서 소외돼 있는 소기업에 대해 단기 운전자금 지원을 해준다는 내용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외환은행을 찾은 석사장에게 은행측은 어음할인은 물론 2억원을 저리로 지원해줬다. 이후 석사장의 사업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같은 제도를 도입해 시행한 공을 인정받아 올해 ‘중소기업 금융지원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9월 중기 특별대책반을 독립기구로 설치하고 ‘중기대출 특별 증대운동’을 벌인 효과가 나타난 것.

외환은행은 현재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제도를 여러가지 시행중이다. ‘인터널(Internal) 워크아웃’은 부도난 중소기업 중 회생가능성이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한 자체적인 워크아웃 프로그램. ‘중소 로얄 어음제도’는 신용도가 우수한 우량 중기를 로얄 기업으로 선정해 5억원까지 우대금리로 무담보 무보증 할인해주는 제도다.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영업점장 고과 평가의 중요 기준으로 삼아 지점장들이 스스로 중소기업 대출을 위해 뛰도록 하고 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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