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등 재벌계열 시스템통합업체 '홀로서기' 시동

  • 입력 1999년 12월 15일 19시 42분


시스템통합(SI)업체는 그동안 해당 그룹의 ‘전산담당 본부중대’로 불려왔다. 그룹 외부보다는 내부 물량에 안주하는 편한 영업을 했기 때문이다.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LG―EDS 등 SI업계의 이른바 ‘빅3’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근 SI업체들이 홀로서기를 위해 ‘화려한 외출’을 시작하고 나섰다. 내부보다는 외부사업에,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내년부터는 E비즈니스를 위한 대규모 투자수요가 예상돼 SI업체의 ‘외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EDS는 금년 매출액 5010억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2600억원을 그룹 외부에서 거둬들였다. 그룹외부 매출이 내부매출을 뛰어넘은 것은 이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LG―EDS측은 “국민건강의료보험 한국전력SI사업 인천시UIS사업 등 대형 공공사업을 수주한 것이 그룹외 매출 증가의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의 경우 카자흐스탄의 국영석유업체인 카자흐오일의 사업수주가 그룹외 매출증대에 한몫을 했다.

삼성SDS도 금년 그룹외 매출이 전체매출의 64%(5513억원)을 차지, 그룹내 매출을 처음으로 능가했다. 인천신공항자동화시스템 국세전자신고시스템 국방군수시스템 수주 등이 그룹외 매출을 올리게 한 ‘효자’. 반면 삼성SDS의 그룹내 매출은 지난해 3159억원에서 올해 3043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현대정보기술은 아직까지 그룹내 매출이 그룹외 매출을 앞선 상태지만 내년부터는 대대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이를 역전시킨다는 계획. 삼성SDS 김종환전무는 “SI업체들이 그룹외부와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강화되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분석했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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