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당시 최동규동자부차관 "선경 유공인수때 노태우씨 입김"

  • 입력 1999년 12월 15일 19시 42분


80년 국내 최대 국영기업이었던 유공이 선경(현재의 SK)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훗날 고 최종현(崔鍾賢)SK회장과 사돈을 맺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막후에서 입김을 넣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80년 당시 동력자원부 차관으로 재직했던 최동규(崔東奎)전동자부장관은 산업자원부가 15일 펴낸 역대 상공부 동자부 장관의 에세이집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에서 “80년 유공의 민영화는 정치적으로 결정됐으며 그 배후에는 노태우 당시 보안사령관이 있었다”고 밝혔다.

최전장관은 “94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골프를 치면서 유공 민영화 과정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전전대통령이 ‘그때 유공을 선경에 넘기도록 한 사람은 보안사령관이었던 노태우야. 나도 잘 몰랐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최전장관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민영화 과정은 객관적인 심사기준이나 충분한 논의 없이 은밀하게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최전장관은 자신이 선경의 유공 인수에 이의를 제기한 것 때문에 옷을 벗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SK는 이에 대해 “고 최회장과 노전대통령이 사돈관계를 맺은 것은 유공을 인수한 뒤인 89년이었으며 SK가 유공을 인수한 것은 당시 국내 민간기업 중 원유공급능력이 가장 우수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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