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전기 대경기계 광동제약 봉신…. 성장성을 바탕으로 최소한 5배이상 주가가 폭등했다가 순식간에 잊혀져간 종목들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라지지 않는 ‘노병(老兵)’인가, 아니면 반짝 강세에 그칠 것인가.
▽과거의 영화(榮華) 찾나〓매연저감장치 개발을 호재로 97년 2만1000원(액면가 500원 기준)까지 올랐던 선도전기가 대표적 케이스. 상승직전 1390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1447%가 올랐던 종목이다. 이달 8일 3870원으로 곤두박질했지만 14,15일 이틀연속 상한가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폐수처리장치를 내세워 97년4월 12만9500원까지 올랐던 대경기계기술. 지난달 말 2만200원을 바닥으로 서서히 기지개를 펴 역시 14,15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3만원대로 올라섰다.
광동제약(신약개발), 세우포리머(평면광원체), 봉신(평면광원체), 대성전선(초전도체), 한국코트렐(전기집진기) 등 왕년 ‘스타’들의 주가도 강세행진.
▽증시 수급공백의 수혜주(?)〓최근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가의 매수세 위축이 오히려 이들에게는 반사이익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예년보다 일찍 북 클로징(매매종결)에 들어간데다 기관들도 펀드 대량환매에 치이는 바람에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수요공급이 꼬여 상대적으로 재료를 가진 중소형주가 각광받는다는 설명. 이달 8일이후 줄곧 순매수에 나서고 있는 개인들이 주로 사들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날개를 단 것은 이른바 ‘패션주 열풍’. 코스닥시장 인터넷주를 시작으로 정보통신 생명공학 제약 환경관련주 등의 순서로 매기(買氣)가 확산되며 잊혀진 주식들이 다시 득세할 환경이 마련됐다는 것.
이른바 ‘바이오칩’ ‘그린칩’이 부상하면서 삼진제약 레이디 경인양행 세림제지 부광약품 등 중소형주들도 강세대열에 가세했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과거에도 그랬듯이 ‘확실한 패션’이 아니면 주가는 하루 아침에 폭락하기 쉽다. 각각의 종목들이 갖고 있는 재료가 시장에서 확인되기 전까지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일부 재료보유 중소형주들은 코스닥 인터넷주식 이후 잇따라 대두된 테마붐에 편승하는 ‘프리라이더(free―rider)’일 수도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 역시 “과거 ‘성장주’로 포장된 종목 중에는 나중에 성장성 테마의 내용이 교묘하게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사기극도 많았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