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공항 핵심SW "국산은 없다"…사업비만 7조4천억

  • 입력 1999년 12월 20일 19시 58분


정부가 사업비만 7조4000억원을 투입해 2001년초 개항을 목표로 건설 중인 인천국제공항의 핵심 소프트웨어는 100% 외국 제품으로 나타났다.

◆7개SW 100% 외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 소프트웨어가 전무할 뿐만 아니라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수익성이 높은 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소홀한 채 게임 워드 등 범용(汎用)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이용 인구가 급속히 늘더라도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은 더욱 침체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0일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신공항 관리를 위해 구입한 핵심 소프트웨어는 크게 데이터베이스(DB) 공항통합관리시스템(AIMS) 정보전달자(미들웨어) 등 3종류. 여기에 속하는 개별적인 7개 소프트웨어는 모두 미국 프랑스 아일랜드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DB의 경우 데이터베이스 엔진은 미국 선(SUN)사가 제작한 오라클 DB서버를 1억3518만원에 구입했으며 관련 소프트웨어인 오라클SQL(2066만원) 오라클SQL네트서버(2027만원) 프로그래머2000(1213만원) 등도 모두 미국 제품이다.

또 공항통합관리시스템에 포함되는 ‘비주얼워크숍C++’는 미국 선사로부터, 공항의 주요 사건 사고 장비장애 등 문제가 발생할 때 공항운영자에게 자동으로 알려주는 소프트웨어인 ‘ILOG’는 프랑스ILOG사로부터 14만달러(약1억5000만원)에 구입했다.

공항운영자에게 분석 및 통계자료를 제공하는 ‘오라클 디스커버러’는 9300여만원에, 공항정보기능을 개발해주는 소프트웨어 ‘파워빌더’는 670만원에 사들였다.공항 통합을 위해 각 시스템간 데이터 및 메시지를 교환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인 ‘오빅스’는 아일랜드 IONA사로부터 약 10억원을 주고 40카피를 구입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산업용 소프트웨어로 분류되는 컴퓨터관련서비스(SI)의 내수는 96년 1조6300억원에서 97년 3조9590억원으로 늘었으나 지난해 2조9230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올해도 8월까지 1조7200억원에 그친 상태. SI수출도 지난해 1억5495만달러에서 올 8월현재 6893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산업용SW개발 지원시급

최근 중국에 홍수 예보 및 경보시스템을 수출한 ㈜중앙소프트웨어 최경주(崔慶珠)사장은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특성상 워드프로세서를 비롯한 범용소프트웨어는 전망이 없다”며 “규모가 큰 산업용 소프트웨어의 틈새시장을 찾아 지원과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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