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코스닥시장 건전화를 위한 발전방안’을 내놓은 뒤 코스닥시장에서는 한차례 소동이 벌어졌다. 정부가 내놓은 방안에 ‘현재 퇴출기준에 해당되는 기업은 58개’라는 문구가 들어있었기 때문. 정확히 말하면 보도자료에 담긴 이 문구는 싸인펜으로 지워진 채 보도진에게 배포됐다.
시장에서는 곧 여러 형태의 명단이 나돌았다. 특히 투자유의종목중 주식분산기준 미달 종목의 수가 공교롭게도 58개여서 이와관련해 작성된 ‘살생부’는 설득력을 갖고 퍼져나갔다.
58개 기업의 명단과 관련, 금감위는 “증권업협회에서 갖고 있다”고 말했고 증권업협회는 “작성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부처의 한 공무원은 “명단을 가져오면 포함여부를 확인해줄 수는 있다”는 묘한 설명으로 명단이 있음을 시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 4월부터나 적용되는 코스닥 등록기업의 퇴출방안을 가지고 ‘퇴출기업이 몇개다’는 식으로 발표한 것은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라며 “그러나 투자자들도 코스닥 419개사 가운데 14%에 해당하는 기업이 퇴출대상에 오르내린다는 점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