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正義사장 來韓강연]"인터넷 거품論은 틀렸다…"

  • 입력 1999년 12월 21일 19시 19분


《‘인터넷 거품론은 틀렸다. 인터넷산업은 앞으로도 엄청난 발전을 거듭한다. 인터넷 세계로 용감하게 진입하는 국가가 21세기를 주도한다.’ 손정의(孫正義) 일본 소프트방크 사장은 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자신의 경영철학과 21세기 전망을 명쾌하게 쏟아냈다. 이날 강연에는 국내 벤처기업가들이 대거 초청돼 눈길을 끌었다. 동아일보 오명(吳明)사장 삼보컴퓨터 이용태(李龍兌)회장 현대산업개발 정몽규(鄭夢奎)회장 등도 참석했다.》

나는 혼합된 문화에서 성장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받았다. 선조는 한국인이며 100% 한국인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인터넷의 발전은 눈부시다. 길거리 표지판에도 www라는 월드와이드웹 주소가 써있다. 빌 게이츠 등 정보통신계의 거물들도 최근 젊은이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에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인류 역사는 3단계를 거쳐 발전했다. 농업혁명이 첫번째, 산업혁명이 두번째다. 두번째 단계로 넘어갈 때 교육이나 정부의 형태가 크게 바뀌었다. 파워(권력)를 가진 사람들도 바뀌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토론이 활성화되지 않아 혁명이 일어나고 말았다.

이제는 3단계로 진입할 때다. 지적(知的)혁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피를 흘리는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 용감하게 새 사회로 진입하는 결단과 선택이 필요하다.

나의 비전은 세상의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나의 집에는 50대의 PC가 있다. 이 PC는 전자레인지 TV 자동차 등 모든 집기와 연결돼 있다. 뉴욕의 호텔에서도 집안의 집기를 작동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정보통신(IT)기업은 92년 시가총액으로 상위 20대 기업에 전혀 끼지 못했다. 93년 인텔이 처음 20위권에 들었고 95년 마이크로소프트가 합세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4개가 정보통신기업이다.

시가총액은 하나의 척도일 뿐 기업의 모든 것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미국인의 70%는 인터넷산업이 거품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95%는 인터넷산업이 성장할 것을 굳게 믿는다. 인터넷 거품론은 잘못된 것이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인구는 5년 뒤 3억명으로 미국을 앞질러 인터넷 중심국가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세계를 주도하지만 이 때부터 모든 게 바뀐다.

21세기에는 본부(本部)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해서는 안된다. 돕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마음가짐과 비전을 바꿔야만 성공할 수 있다.

〈정리〓최수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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