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自채권단 입찰대상에 삼성포함

  • 입력 1999년 12월 21일 19시 19분


대우자동차 채권단이 대우차 입찰을 위한 인수권유서 발송대상업체로 해외 메이저사들과 함께 삼성을 지목함에 따라 삼성의 자동차산업 재도전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정부 속마음 불확실 ▼

삼성을 끼워준 것이 단순히 형식을 갖추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삼성의 개입을 원하는 것인지 정부의 본심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산업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유력한 국내 인수업체로 삼성을 거론하고 있어 삼성의 재진출은 한층 설득력을 얻을 전망.

이에 대해 삼성측은 대우차 입찰참여 여부에 대해 당장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21일 “이미 자동차사업 철수를 선언했기 때문에 아직은 다시 뛰어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건희(李健熙)회장이 사재 2조8000억원을 출연하기로 하고 삼성자동차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자동차사업문제는 일단락됐다는 것.

그러나 임직원 사이에는 “외국 자동차업체와 겨룰 만한 국내기업은 삼성밖에 없고 올해 전계열사가 흑자를 냈는데 꼭 하지 말라는 법이 있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해서라면 정부가 처음부터 삼성을 밀어줘야 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삼성자동차 문제는 지난해 12월 대우와의 빅딜 발표 이후 조업중단, 법정관리 신청, 공장 재가동 등의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뚜렷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10월말 재가동에 들어간 뒤 다음달말까지 6000대의 SM5 승용차를 생산하기로 했으나 판매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는데다 해외 매각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형편.

▼ 현대는 독과점 걸려 ▼

현대의 경우 국내시장 독과점 문제 등으로 사실상 대우차 인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이계안(李啓安)사장은 “폴란드의 대우―FSO 현지법인말고 다른 대우차공장에는 관심이 없으며 인수할 여력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는 내부적으로 GM보다는 삼성이 대우차를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차피 직접 대우차를 인수하지 못할 바에야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GM보다 삼성과 경쟁하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 GM과 대결 가능성 ▼

삼성이 자동차사업에 재도전한다면 대우차 인수전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이 경우 삼성은 GM과 팽팽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이 해외업체와 공동으로 대우차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새 밀레니엄의 사업구상을 위해 미국에 체류 중인 이건희회장이 연말 귀국 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하고 있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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