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태산' ㈜대우 법정관리 가나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9시 59분


대우의 해외채권단이 국내채권단이 제시한 대우채권 매수제안서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대우 최종실사결과 손실이 추가로 발생함에 따라 ㈜대우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기업구조조정위원회 및 국내채권단은 해외채권단의 반응에 대해 아직은 공식입장 표명이 아니라며 이번 주말까지 지켜봐야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우 해외채권단 운영위는 22일 국영문 보도자료를 배포해 “10일 전달받은 채권매수제안서는 수십억달러 이상의 장부외거래를 포함하지 않았고 대우계열을 하나의 경제주체로 보지않고 작성된 것이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같은 입장을 전체 해외채권은행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운영위는 대우가 하나의 경제주체로서 운영된 점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채권자간 형평성이 저해되는 만큼 협상대상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우 계열사의 과거 재무제표는 수십억달러의 장부외거래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며 이를 기초로 한 기업개선계획서나 장래현금흐름전망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운영위는 “대우측 구조조정 관련 당사자와 한국 정부당국이 이런 점을 충분히 검토해 해외채권단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를 희망한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금감위 관계자는 “아직 정부와 채권단에 공식입장이 전달되지 않았으나 우리의 제안을 거부하거나 채권회수율을 높여 요구하면 결국 ㈜대우의 경우 법정관리외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 채권단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이 최근 전달한 ㈜대우의 최종실사결과 중간실사때보다 자산이 8000억원 줄고 부채는 2조원 늘어 2조8000억원의 자산손실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에 따라 중간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짜여진 ㈜대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채권단은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출자전환 증액 등의 수정 채무조정안을 협의하고 서면결의를 통해 전체 채권단의 동의를 얻는다는 계획이지만 ㈜대우의 워크아웃에 동의할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또 현재 진행중인 해외채권단과의 협상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국내채권단은 해외채권단에 ㈜대우의 무담보채권 회수율을 18%(100억원의 무담보채권을 18억원에 매입해준다는 의미)로 제시했으나 최종실사 결과 회수율이 1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진·신치영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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