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삼성투신증권을 시작으로 최근들어 대형 투신사들까지 대우채 편입 공사채형 펀드 환매비율을 95%까지 확대하기로 했기 때문. 단 환매자금은 다른 지정펀드에 재가입하는 조건이 붙어있다.
별 제약없이 95%를 찾을 수 있는 내년 2월8일까지 기다리는 게 유리할까, 아니면 지금 ‘조건부 95% 환매’에 응하는 게 좋을까.
▼조기지급 점차 확산▼
▽95% 조기지급 확산=대한투신은 현재 80%만 지급하도록 한 대우채 편입 공사채형 펀드의 환매비율을 24일부터 개인 및 일반법인에 한해 95%로 높인다고 밝혔다.
한국투신도 22일부터 95% 조기지급을 결정하고 신청을 접수중. 이에 따라 대우채 환매비율을 95%로 넓힌 회사는 삼성투신증권 동양오리온투신을 포함, 모두 4곳으로 늘어났다.
손실을 감수하고 이미 돈을 찾아간 고객들과의 형평성을 내세워 환매범위 확대를 미루고 있는 현대투신증권 등 나머지 투신사들도 조만간 뒤따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自社펀드 재가입 해야▼
▽재가입 조건이 있다=투신사들이 대우채 편입 수익증권의 환매범위를 조기에 95%로 확대한 것은 다목적 카드. 표면적인 명분은 ‘고객우대’다. 그러나 자금 인출시기를 분산시켜 유동성 위기를 면하려는 게 진짜 의도다.
빠져나간 자금을 다시 자사 상품으로 유입시킬 수 있다면 금상첨화. 따라서 예정보다 일찍 많은 돈을 내주는 대신 다른 지정펀드에 맡길 것을 조건으로 달고 있다.
지정펀드는 하이일드펀드와 주식형 및 공사채형 펀드 등 크게 세 종류. 여기에 한투와 대투는 연 7.5% 확정금리를 주는 신탁형저축도 선택가능한 상품으로 내놓았다.
▼재투자 절호의 기회▼
▽여유자금이면 지금 찾는게 유리=내년 2월8일까지 기다려 95%를 찾을 수도 있지만 재투자할 생각이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
대우채가 없는 ‘클린 펀드’로 갈아탈 수 있는데다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았더라도 환매수수료를 떼지 않기 때문. 또 내년 초 주식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전문가들이 많아 주식형으로 재가입하면 주가상승에 따른 이익을 챙길 수도 있다.
삼성투신증권의 경우 거래일기준 일주일동안 1000억원, 동양오리온투신은 나흘만에 120억원 가량 조건부 환매신청이 들어와 과거 주식형펀드로 전환때보다 훨씬 호응이 높다.
▼만기 짧은 펀드 골라야▼
▽만기와 환매수수료를 따져보고 가입=모든 지정펀드는 내년 2월7일까지는 환매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만기 및 수수료체계가 서로 다르다. 이왕이면 만기가 짧고 수수료가 싼 펀드를 골라야 한다.
지금까지 나온 지정펀드 중 가장 유리한 것은 대한투신의 3개월짜리 주식형인 ‘더블타겟’. 공사채형인 ‘단기우대’도 3개월이 지나면 환매수수료가 없다.
삼성투신증권 김범성차장은 “안정적 성향의 고객들은 하이일드펀드,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주식형을 지정펀드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