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의 깊은 늪에서 벗어나 전열을 가다듬기 시작한 대기업들이 저마다 밀레니엄 신사업 1순위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전면에 내걸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을 맞아 삼성 현대 SK 등 국내 대다수 대기업들은 인터넷비즈니스 신규진출과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로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들은 인터넷포털(관문) 게임 사이버무역 벤처투자 쇼핑몰 등 다양한 인터넷분야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벤처기업과의 제휴나 합병을 추진중.
특히 인터넷사업 진출은 총수들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의 경우 최태원(崔泰源)SK㈜회장의 의지를 바탕으로 계열사인 SK㈜ SK상사를 통해 인터넷 사이버쇼핑몰과 무역사업에 2002년까지 3800억원을 투자할 계획. 1000여개 콘텐츠 전문업체와 손잡은 ‘오케이캐시백’(www.okcashbag.com) 포털사이트도 내년 1월3일 공식 오픈한다. SK는 사내 인터넷벤처도 곧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도 최근 사장단회의에서 “21세기 최대의 역점사업은 인터넷”이라고 천명하고 계열사별로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조속한 시일 내에 갖추라고 지시했다. 특히 이회장의 아들 재용(在鎔)씨가 미국 유학중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오가며 삼성SDS의 유니텔 분사작업과 새 인터넷비즈니스 사업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삼성전자(인터넷콘텐츠개발) 삼성중공업(사이버 수주시스템) 삼성에버랜드(세계최대의 게임포털) 삼성전기(사내벤처육성) 삼성물산(웹쇼핑몰) 등을 통해 계열사별로 다각적인 인터넷시장 공략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그룹도 구본무(具本茂)회장이 최근 사장단에 “인터넷을 통해 새 사업기회를 선점하라”고 지시한 뒤 LG전자 LG홈쇼핑 등 계열사들이 인터넷쇼핑몰과 사이버무역 홈쇼핑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화학은 인터넷구매시스템을 마련해 연간 4000억원의 자재를 온라인으로 구매할 예정. 또 손정의(孫正義)일본 소프트방크사장과 함께 내년 상반기 사이버금융회사인 E*트레이드코리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한솔은 조동만 한솔엠닷컴부회장이 인터넷사업을 주도한다. 한솔엠닷컴과 한솔텔레콤은 사장 직속의 E비즈니스본부를 신설해 내년중 인터넷상거래와 콘텐츠사업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에 본격 진출할 예정.
코오롱은 신세기통신 지분 매각을 계기로 인터넷 포털 엔터테인먼트사업과 벤처투자사업에 3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역시 이웅렬(李雄烈)회장이 직접 지휘한다.
현대 제일제당 신세계 한화 쌍용도 잇따라 인터넷사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어 새천년 벽두에는 대기업들의 ‘인터넷전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