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딜러 "低금리로 새천년" 공감…"오르면 모두손해"

  • 입력 1999년 12월 28일 19시 48분


“한자릿수 시장금리로 새로운 천년을 맞자.”

올 한해 거래를 30일로 마감하는 자금시장에서 99년 금리 종가를 가능한 한 낮게 유지하자는 암묵적 공감대가 채권딜러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급매물이 나와 금리가 오를 듯 싶으면 연기금이나 몇몇 대형은행이 곧바로 사들이고 금리불안을 촉발할 만한 행동은 서로가 애써 자제하는 분위기.

지난주초 한때 투신권이 매물을 대거 쏟아내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던 시장금리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안정세가 더욱 견고해지는 양상이다. 시장금리의 대표지표인 3년만기 회사채는 22일 이후 이례적으로 연 9.95%에서 요지부동이고 국고채 금리도 9%초반을 지키고 있다.

채권딜러 A씨는 “연말결산을 앞두고 금리가 오르면 모두에게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아예 거래를 중단하거나 금리하락에 협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연말결산때 30일 종가로 시가평가를 하는 금융기관들은 금리가 떨어질수록(채권값이 비싸질수록) 장부가대비 손실규모를 줄일 수 있고 정부는 금리가 한자릿수로 안정돼야 새해 경제운용과 관련해 운신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은행권의 경우 시장금리 하락은 ‘보유채권 가격상승→평가익 발생→자기자본 증가→BIS비율 상승’의 효과를 낸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