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회장 주식 성적표]삼성 이건희회장 5888억 벌어

  • 입력 1999년 12월 30일 19시 22분


‘주가관리는 역시 삼성’

올해 주가상승을 이용한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폭증하면서 10대 그룹 오너들의 보유주식수가 3650만주나 늘어났다.

평가액도 2조359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420억원이 증가. 그러나 그룹별 명암은 엇갈렸다.

주가관리에 가장 적극적인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5888억원을 벌은 반면 그룹해체의 길을 걷고 있는 대우그룹 김우중 전(前)회장은 1773억원의 평가손이 났다. 현대그룹은 가족간에도 차이가 나 정주영 명예회장이 2321억원 증가한 반면 정몽헌 회장은 1199억원 줄었다.

▼삼성전자 한종목이 5677억원 벌어줘▼

▽탁월한 삼성〓‘삼성그룹 연말 임원인사 기준은 주가’라는 소문은 거짓이 아니었다. 이 회장은 정보통신업종이 각광을 받으면서 삼성전자 한종목만으로 무려 5677억원이나 벌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8만6500원에서 26만6000원으로 폭등했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237억원)과 삼성화재(39억원)에서도 톡톡히 재미를 봤다. 삼성증권은 17만5084주를 팔았다.

▽몰락한 대우〓12개 계열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김우중 전회장의 재산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대우중공업 주식을 2525만주를 갖고 있지만 주가하락으로 평가액이 1308억원이나 줄었다.

쌍용자동차에서도 335억원 평가손이 났다. 김 전회장은 현재 대우계열사 주식을 4533만주(평가액 509억원) 들고 있는데 대출금 출자전환에 따른 감자가 이뤄지면 이들 보유주식의 상당량을 통째로 날릴 것으로 보인다.

▼정몽헌 현대회장 1199억원 감소 수모▼

▽윗어른 모시는 현대〓정주영 명예회장에 대한 충성심은 변함이 없는 것일까. 정 명예회장은 현대중공업 주식 763만주를 받아 평가익이 328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현대전자 주가하락으로 233억원 손해를 봤다. 특이한 것은 코스닥등록기업에 많이 투자한 한국종합기술금융(KTB) 주식을 3만주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주식이 661만주 늘어 1190억원을 벌었지만 현대전자 고려산업개발 현대상선에서 손해를 봤다.

현대전자 정몽헌 회장은 총주식수가 505만주 늘었지만 평가액은 1199억원이나 감소하는 수모를 겪었다. 주로 현대상선 현대건설 고려산업개발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쓴맛을 봤다.

▼잘나가는 SK그룹 최회장은 26억 줄어▼

▽그룹혜택 못받은 SK〓올해 SK그룹 계열사주가 상승률은 382%로 10대 그룹중 가장 높지만 정작 최태원 회장은 평가액이 26억원 줄었다. SK증권(808만주)과 SKC(392만주) 주가가 연초 대비 절반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

한편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LG화재 증권 정보통신 등 6개 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해 총주식수가 5만8000주 줄었다. 하지만 LG전자와 화학지분이 늘어나 평가익은 270억원 증가했다.

한진그룹 조중훈 조양호 회장 부자는 탈세사건과 화물기추락으로 창사후 최대위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572억원 평가익이 났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