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하락세는 실제 원―달러환율의 하락세를 반영한 것이긴 하지만 같은 기간 실제 환율 하락폭 29원보다도 19원이나 더 떨어져 ‘엄살성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무역협회 "1206원 적정"
▽원화 절상폭보다 엔화 절상폭이 더 커〓우리 수출상품들의 선진국 시장내 가격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엔화 환율 추세를 감안하면 어떤 수준의 환율이 ‘적정한지’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지난해 1월 1075원이었지만 연중 엔화가 고공비행을 한 덕택에 연말엔 1122원까지 치솟았다. 엔화는 달러화에 비해서도 12% 가깝게 절상돼 원화의 달러화 대비 절상률 5%에 비해서도 크게 올랐다. 국제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일제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
▽환율과 금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나〓현재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9%대. 이 금리는 채권안정기금과 여기에 출자한 은행들간 회사채 거래시 통용되는 금리일 뿐 일선 금융기관들은 10% 이상의 금리를 부르기 일쑤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허용할 경우 원화가치는 급격히 상승, 환율은 더욱 하락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경제의 구조조정이 비교적 착실히 진행되고 무역수지가 흑자기조로 정착되면서 달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현재 환율을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 원장은 “외환위기 당시와 정반대로 원화 가치가 고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외국투자가들에 널리 퍼져있어 투기꾼들이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기세력들이 원화가치 상승(환율하락)을 예상하고 집중적으로 원화를 매입, 환율방어선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하락 일정선 용인해야
▽환율하락을 용인하는 정책조합이 최선〓민간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예상되는 인플레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원화가치 상승(환율하락)을 어느 정도까지 용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화가치 상승은 수입물가를 낮춰 인플레 압력을 부분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
또 외환위기 이후 국제투자자금의 이동이 무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새로운 환경에 맞춰 정책수단도 달리 선택해야 한다는 충고를 잊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좌원장은 “수출진흥을 위한 정책환율을 고수할 경우 투기세력을 부추기는 한편 국내 경제에도 주름을 준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개방경제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