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벌 '황제 경영' 없앤다…사외이사회 활성화

  • 입력 2000년 1월 4일 19시 59분


정부는 상반기(1∼6월)중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이사회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해 대기업총수의 소위 '황제 경영'을 종식시키기로 했다.

또 소액주주 대표소송권등 소액주주의 권한을 지난해에 이어 추가로 강화하여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올 상반기중 법무부와 공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차 기업지배구조개선안'을 만들기로 하고 곧 공청회를 개최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법무부가 작년에 세계은행(IBRD) 기술지원자금을 받아 미국법률회사인 쿠데르트 브러더스 등에 의뢰한 지배구조개선방안 최종보고서가 이달 중순 전달되면 재경부와 법무부는 이를 토대로 상법증권거래법 등도 전면 개정할 계획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2차 개선안의 핵심은 이사회 활성화와 소액주주 권한 강화에 있다"며 "23차 개선안이 시행되면 재벌총수의 황제경영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이사회는 앞으로 집행이사가 독단적으로 행사해온 경영권을 상당부분 이관받아 기업경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게 된다.

또 소액주주의 대표소송권 행사지분을 0.01%에서 0.005%로 완화한데 이어 추가로 완화해 더 많은 소액주주가 소송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소액주주권 행사요건이 완화되면 소송도 크게 늘어나면서 관련 판례가 축적돼 소액주주권한을 보호하는 관행이 정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2차 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의 재벌 개혁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기업 경영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제도개선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작년 10월 정부가 확정한 '1차 기업지배구조개선안'은 정기국회를 통과하여 공포를 기다리고 있다.

1차개선안은 전체 이사의 절반이상을 반드시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는 상장회사의 규모를 '총자산 2조원이상'으로 확정했으며 실시시기는 당초 2000년에서 1년 늦춘 2001년으로 정했다.

이들 회사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등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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