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뇌동매매하면 낭패를 당하기 쉽다. 이런 경우는 기관이나 대주주 등이 특정 목적으로 행하는 자전(自轉)거래(Cross Trading)가 많기 때문.
자전거래(최근에는 신고 대량매매, 시간외 대량매매로 부름)란 한 종목에 대해 동일한 수량의 ‘팔자’와 ‘사자’주문을 동시에 체결하는 거래를 말한다. 즉 당사자간에 가격과 수량 등을 미리 짜고하는 거래다.
예컨대 A투신사가 보유중인 주식 ‘갑’ 10만주를 B투신에 사전에 협의한 가격으로 넘기려는 경우 이를 중개하는 증권사가 거래소에 신고한 뒤 통째로 매매하는 식이다.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같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전9시 이전 △낮 12시∼오후 1시 △오후 2시50분∼3시 △오후장 마감 직후 등 정해진 시간에 거래가 이뤄지게 한다. 거래소는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공시해 투자자들의 오판을 막는다.
물량을 건네줄 때의 가격도 시가(時價)에 따르게 돼있다. 단 오후 3시 이후 시간외 대량매매 때는 ‘그날 종가±5호가’로 다소 융통성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종가가 1만원이면 50원 단위로 호가가 변하기 때문에 최저 9750원, 최고 1만250원 사이에서 자전거래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상장회사가 자전거래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은 평가이익의 현실화다. 평가이익은 부채비율을 떨어뜨리는 등 결산때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래를 통해 사실상 주식을 내놓지 않으면서도 이익을 실현하려는 것. 이 때문에 연말 결산기가 되면 자전거래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도움말=삼성증권 목동지점 사재훈 주식팀장)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