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는 일부 세력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발명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악용해 주가를 높였다기보다는 개발이 완료된 신약의 개발완료 및 시판결정 발표에 즈음한 내부자거래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호재를 악용해 이뤄지는 주가조작에서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을 짚어본다.
▽뉴스에 팔아라(?)〓증시 격언가운데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는 말이 있다. 중요한 호재는 미리 새어나가기 마련이며 호재를 먼 저 알게된 세력이 한발 앞서 매매에 나서 차익을 챙긴다는 말과 의미가 같다. 감독당국에 따르면 SK케미칼의 경우도 신약개발 및 시판결정 보도가 나오기 전인 지난해 6월말부터 10여개 계좌에서 갑자기 대량매매가 이뤄졌다. 증권가에는 이들 계좌가 SK케미칼 임직원, 계열그룹 기업, 식품의약청 관계자, 언론인 등의 계좌라는 소문이 무성하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계좌추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며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SK케미칼의 경우도 신약시판결정 보도가 나올때까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초강세가 계속되다가 보도이후 하한가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가 나오는 시점은 호재성 정보를 먼저 안 내부자들이 매도를 고려하는 시기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더 간다’는 말에 조심〓LG증권 관계자는 “소문으로 이미 상당한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이 ‘앞으로 더 오른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가 상투일 때가 경험적으로 많았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의 경우도 주가가 한참 오르던 7월중순경 ‘신약(선플라주)의 시장성이 크기 때문에 주가 오름세는 이제부터’라는 말을 객장에서 심심치않게 들을 수 있었다.
▽신기술에 대한 검토〓선플라주는 실체가 있는 호재임에는 틀림이 없고 국내 신약1호라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는 신약. 그러나 투자자들이 관련 종목에 투자할 때는 신약개발의 ‘함량’도 고려해야 한다. 선플주의 경우 국내 시판은 허용됐지만 해외에서는 임상실험을 치르지 않아 시장은 일단 국내에 한정된다. 대부분의 항암제처럼 선플라주 역시 모든 암에 효험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국내시장에서도 수익성은 한정된다. 그렇다면 ‘국산신약 1호’라는 의약사상 의미에 흥분하기 보다는 이 신제품이 기업의 수익을 얼마나 올려줄 수 있고 그로 인해 주가는 얼마나 오를 지를 차분하게 따져보는 게 먼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감독당국이 주가조작이 발생한 것으로 혐의를 두고 있는 가격대는 2만원대에서 2만8000원대까지. 조사결과 주가조작으로 밝혀진다면 40%남짓 시세를 끌어올린 보잘 것 없는 ‘작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용재기자> 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