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 매수공세 "눈에 띄네"…5일간 3000억원 순매수

  • 입력 2000년 1월 17일 20시 57분


17일 증권거래소에서는 오랜만에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함께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 종합지수를 끌어올리는 쌍끌이 장세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매도에 주력하던 투신권이 ‘더 이상 팔 게 없는 상황’이어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것으로 진단.

▽투신권의 순매수전환〓투신권의 매도공세가 잦아든 것은 11일 1202억원 어치의 순매수를 기록하면서부터. 지난해 12월부터 10일까지 3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던 투신권이 11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3000억원이 넘는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투신 사공경렬(司空坰烈)주식매매팀장은 “1월초까지는 상당물량을 팔아치웠으나 이제 팔아야할 물량은 얼마 남지 않은 상태”라며 “투신권이 당분간 매수우위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투자자들이 투신사에 주식을 사달라고 맡긴 주식형수익증권의 수탁고는 1월6일 55조6880억원을 바닥으로 서서히 상승하고 있는 상태. 14일 현재 56조7155억원으로 7일만에 1조원 이상늘어 투신사들의 주식 매수여력이 강화되고 있다.

▽대우채 환매 충격없을 듯〓사공팀장은 2월초 예정된 대우채 환매와 관련, “지난해 11월에도 대규모 환매사태를 예상하고 채권과 주식 등을 팔아 대규모 자금을 마련해두었지만 대부분은 써보지도 못했다”며 “2월 환매도 정부의 각종 대책이 나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2월 환매에 대비해 대규모 현금을 비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채권 안정 기금이 4조원이 대기중이며 하이 일드 펀드로의 자금유입도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성업공사에서도 부실채권을 인수할 준비가 돼 있는 상태. 투신권이 대우채 환매에 대비해 추가로 주식 등을 팔아치울 이유는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투신권은 뭘 사고 있나〓투신권의 지난주 순매수상위 종목을 보면 현대전자 한국가스공사 국민은행 삼성물산 하나은행 SK 포항제철 LG증권 등이 눈에 띈다. 우량, 낙폭과대, 실적호전 등의 수식어가 붙을 만한 종목들. 17일에도 현대전자 국민은행 등 비슷한 성격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삼성생명투신운용 이창훈(李昌勳)주식1팀장은 “투신권은 최근 신규펀드설정이 되면서 여기에 기본 메뉴로 들어가야 할 시가총액이 큰 업종대표주와 우량은행주 등 이른바 가치주를 주로 사고 있다”며 “크지는 않지만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회복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용재기자> y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