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범위가 80%로 확대된 지난해 11월10일 이후 많은 돈이 빠져나가지 않아 이번 환매 대기물량은 1,2차에 비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러나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3차 환매한도 확대에 따른 유동성위기 가능성은 희박하며 오히려 그 이후 본격적인 주가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환매 대기물량 얼마나 있나〓작년8월 수익증권 환매대책이 발표될 때의 대우채 편입펀드 잔액은 150조6000억원. 그동안 81조4000억원이 빠져나가고 작년말 현재 69조2000억원 가량이 남아있다. 개인 및 일반법인 32조2000억원, 금융기관 37조원.
금융기관들은 일단 ‘자율결의’에 의해 환매를 자제하기로 한 상태인데다 사실상 금융당국의 통제가 가능한 부분. 따라서 문제되는 것은 개인 및 일반법인 보유분 32조여원.
대우채가 들어있지 않은 펀드의 환매수요까지 감안하면 실제 환매 예상금액은 28조∼32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현재 투신권 보유 유동성은 29조원 수준.
▽환매한도 확대와 금리 환율〓대우채 환매한도 확대는 금리 환율 등 증시 주변변수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친다.
1,2차 때는 금리(회사채수익률)가 크게 올랐다. 환매한도 확대가 ‘수익증권자금 이탈우려→투신사 유동성확보→채권 수요기반 약화→금리상승’으로 이어졌던 것. 이번에는 추가적인 환매범위 확대가 없으므로 투신권이 많은 유동성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어 금리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8월 1차 환매한도 확대때는 금융시장 불안감을 커지고 국가 신인도가 하락,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한국시장을 이탈하는 바람에 환율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2차때는 큰 영향이 없었다. 이번 역시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은 미미할 전망.
▽주식시장에 대한 영향은〓환매된 자금이 어디로 이동하느냐가 관건. 전문가들은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단기상품에 둥지를 틀다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 곧바로 증권 투신권으로 옮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윤항진 책임연구원은 “일단은 절반이상이 은행 단기상품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이 자금들은 대우채 쇼크로 인한 막연한 불안감이 해소되면 다시 투신권으로 재환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은행자금의 증권 투신권 이동이 눈에 띄면 투자심리가 크게 호전돼 ‘대박’이 터질 수도 있다는 것.대신경제연구소 양경식 선임연구원도 “환매의 ‘망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맞은 투신권과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지속되면 3차 환매한도 확대이후 본격적인 주가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