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달 1일 무역업 신고제가 폐지되면서 동대문시장 상인부터 벤처기업인 대학교수에 이르기까지 누구든 무역업체를 창업할 수 있게 돼 이같은 추세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신규창업 무역업체는 무역협회를 통해 고유번호를 받게 되어 있으나 이것도 강제조항이 아니어서 사실상 모든 신고의무에서 해방된 셈. 세무서에 창업자 등록만 마치면 집에서도 무역업에 종사할 수 있다.
▽인터넷무역 활성화〓무역업 대중화에는 인터넷의 확산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무실 없이도 무역업을 할 수 있기 때문. 전화와 팩스 대신 E메일을 주고받으며 상담을 벌인다.
‘2인 무역회사’인 일구통상(www.ilkoo.com)의 김태선사장(37)은 경제학박사 출신. 대학에 출강하다가 아예 인터넷 무역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연말에는 인터넷을 통해 접촉한 바이어에게 담요 수출계약을 성사시켜 1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건(乾)해삼 등 수산식품류도 다루고 있으나 바이어의 요구 물량이 너무 커 계약을 놓친 경우가 많다.
김사장은 그러나 “인터넷무역도 엄연한 무역인 만큼 전문지식 없이 인터넷에 대한 지식만 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충고.
▽시장무역 뜬다〓무역대중화는 동대문 남대문시장에서 두드러진다. 동대문시장은 일본 대만 등에서 온 의류 중간상들의 생산기지로 명성이 높다. 해외 중간상들이 구매주문을 내면 다음날 곧바로 제품을 대는 신속한 생산시스템이 최대 강점.
두산타워 디자이너클럽 팀204 등 동대문시장 내 상가에는 매일 수십명의 외국인 바이어들이 들락거리며 이들을 통한 수출액만도 연간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남대문시장 역시 아동복 남성복 등을 중심으로 동남아는 물론 남미에서 날아온 바이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대주는 벤처업계〓벤처업체들도 유망한 수출업체로 기대되고 있다. 98년 대학생 4명이 창업한 인디고뉴미디어컨설팅은 최근 호주 교포가 운영하는 정보통신업체에 4억원 상당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E메일이 도착하면 내용을 자연스러운 음성으로 전환시켜 들려주는 시스템인 ‘스펀지메일’을 개발해 수출에 성공했다.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각국 언어가 가능해 향후 수출전망도 밝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855개 벤처기업의 수출액은 98억8380만달러로 98년에 비해 6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상당수의 벤처기업이 좁은 국내시장 대신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어 수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
<김홍중기자> 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