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ADE 코리아사의 사실상 대주주는 LG그룹측〓7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는 대표적인 ‘손정의칩(chip)’인 E*TRADE 코리아사는 손정의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사가 40%로 최대주주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LG투자증권이 15% 미국 E*TRADE그룹이 10%지분을 참여했다. 나머지 지분구성은 회사측이 공개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으나 7일 금융감독원에 확인한 결과, 개인주주 35%가 모두 LG그룹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허씨 친인척 일가로 구성돼 있다.
허씨 친인척 일가인 허용수씨(주식회사 성산 상무)와 허인영씨(허완구 성산계열회장의 아들)가 각각 9억원씩 출자했고 허경수(허신구 LG그룹 창업고문의 아들)씨가 7억원, 허영수(허승호 알토 대표이사 아들)씨와 허준홍씨(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아들)도 각각 5억원씩 지분에 참여, 사실상 대주주 대열에 끼여있다.
▽재벌그룹의 신규참여 논란〓허씨 친인척 일가지분 35%를 LG그룹의 협력관계로 간주할 때 LG그룹은 LG투자증권 지분 15%를 합쳐 소프트뱅크사가 갖고 있는 지분 40%를 넘게된다. 사실상 LG그룹 관계회사로 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된 것.
금융감독원관계자는 LG측이 지분을 분산해서 증권영업을 신청한 것은 당시 증권회사 인가때 LG그룹이 부채비율 200%를 낮추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 현행법상 개인주주들의 지분이 10%이상이면 특수관계인으로 간주될 수있는데다 당시 규정상 부채비율 200%이상 대기업의 경우 신규 금융기관 소유는 불가능했었기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즉 재벌들이 극심한 구조조정을 격어야 하는 와중에서 금융업 신규진출이 불가능해지자 LG측은 허씨 친인척 일가로 지분을 분산해 법적요건을 갖추었을 것이라는게 금감원 고위관계자의 분석이다. 2대주주로 돼 있는 LG투자증권은 사이버 증권시장에서 사실상 E*TRADE Korea사와 한바탕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할판이라서 한 그룹에서 동일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됐다.
▽청문회 과정에서도 논란〓금융감독원도 지난해 11월 E*TRADE 코리아사의 신규증권업 허가심사를 하는 청문회에서 LG그룹과의 관계를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예비심사 당시 허씨측 지분과 LG그룹과의 관계가 쟁점이 됐지만 현행 증권거래법상으로는 특수관계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인가를 내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그룹과 허씨일가가 계열분리에 들어간데다 경영상의 종속관계를 입증하기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재벌그룹들이 친인척지분을 활용해 얼마든지 신규로 금융업무로 몸집을 부풀려나갈 수 있다며 반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투자증권도 관계설정에 고민〓2대주주인 LG투자증권도 E*TRADE 코리아사 출범 배경을 놓고 곤혹스러워하는 입장. 그룹 친인척인 허씨 일가가 주주로 돼 있어 양사간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가 최대 고민이라고 LG투자증권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E*TRADE 코리아사관계자는 “허씨 일가의 지분출자는 손정의회장이 한국에 온라인증권사를 설립하려는 과정에서 접촉창구로 활용됐으며 LG그룹측과는 우호적인 지분관계로 볼 수 있지만 그룹측이 경영관여는 일체 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용된다”고 밝혔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