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 재도전 기업, 공모가 '거품' 조심

  • 입력 2000년 2월 8일 20시 19분


지난해 코스닥등록 신청을 자진철회했거나 심의에서 기각된 기업들이 올해 재차 등록을 추진하면서 공모희망가를 크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일부에서는 그동안 실적 개선과 시장상황 호전을 감안하더라도 거품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이후 공모한 기업중 상당수는 공모희망가보다 실제 공모가가 더 높았지만 일부 기업들은 반대로 낮아졌다.

▼'희망가격' 작년보다 올려▼

▽코스닥등록 재도전 기업〓지난 1일 코스닥등록신청을 한 53개 기업중 작년에 이어 다시 도전하는 곳은 모두 11개. 이중 한원 쓰리소프트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코스닥위원회 심의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기각됐고 나머지 8개사는 자진철회했다.

지난해 ㈜비비컴으로 등록 신청한 인투스테크놀로지는 공모희망가를 2만3000원에서 무려 8만원으로 올렸다. 등록주간사인 대우증권 관계자는 “매출액이 60억원대에서 지난해 150억원으로 늘어났고 구조조정기금 등의 증자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며 “기업본질가치가 주당 4425원(액면가 500원)이어서 공모희망가를 8000원으로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기그룹 H.O.T와 S.E.S가 소속된 에스엠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4만5000원에서 올해 6만원으로 올렸다. 등록주간사들은 지난해말부터 코스닥시장이 폭등한 것을 반영한다면 공모희망가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작년엔 대부분 높아져▼

▽희망가보다 실제 공모가가 낮아진 기업〓지난해 8월 예비심사청구제가 바뀐 이후 공모한 72개 기업중 65개사의 실제 공모가는 공모희망가보다 높았다. 코스닥열풍과 함께 공모주청약 열기가 뜨거웠기 때문.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드림라인으로 공모희망가는 8000원이었지만 실제공모가는 2만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사람과기술 등 7개사는 공모가가 오히려 낮아졌다.(표참조)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기업내용이 나빠서라기보다는 코스닥열풍을 주도한 정보통신 및 인터넷 바람을 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사과정서 낮아질듯▼

▽공모가는 낮아질 전망〓이번주중 수요예측제도가 개선되면 주가가 공모가의 80∼90%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며 산업별 및 종합지수 하락률보다 하락폭이 클 경우 등록주간사는 시장조성에 나서야 한다. 증권업협회는 새로운 제도를 2월중 수요예측실시 기업부터 적용하고 주간사가 유통시장에서 매입하는 물량도 공모주식의 50%로 정할 방침이어서 주간사는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된다.

따라서 증권사는 공모가에 거품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요예측때 기관투자가들이 써내는 매수가격중 상하위 10% 이상은 객관성이 없다고 보고 공모가산정시 제외한다는 계획. 한 증권사의 기업금융팀 관계자는 “시장조성의무를 피하려면 공모가의 거품을 빼야 하기 때문에 상하위 20∼30% 가량을 제외할 것”이라고 말했다.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시장조성의무가 생길 것에 대비해 기업심사를 철저히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공모가가 많이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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