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밀물]코스닥투입 40%가 단기성

  • 입력 2000년 2월 10일 20시 14분


‘장기투자자금이냐,아니면 헤지펀드인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연일 강도 높은 순매수세를 기록중인 외국인 자금의 성격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따라가는 경향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확한 성격규정이 필요한 상황.

▽외국인 투자자금 급증세〓외국인투자자들은 작년 5∼9월 5조436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대로 10월부터 올 1월까지는 5조355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9일까지 2772억원을 순매수해 작년의 순매도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1월에 2304억원, 이달 9일까지는 4038억원 등 올들어서만 63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대우채 환매로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은 ‘가뭄 속의 단비’였던 셈.

▽공격적인 매매유형〓올들어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과거와는 달리 통신주를 중심으로한 소수 종목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종전의 지속적인 매수세와는 달리 대량주문이 단기에 몰렸다.

대신경제연구소 서홍석투자전략실장은 “외국인들은 반도체 D램 가격 하락이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인덱스편입 등의 재료에 따라 매도와 매수 사이를 아주 민감하게 왔다갔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격적인 투자성향의 외국인자금은 일본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1월에 발생한 무역수지 적자가 2월에도 이어져 원화가 평가절하될 경우 국내 증시에서 급속하게 빠져나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

▽양 시장간 차별화〓대우증권 박진곤과장은 “거래소시장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연기금 등 장기투자성격이 강하지만 코스닥시장의 경우 전체의 40%정도는 역외펀드나 헤지펀드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자금중에서 국내 기업이 해외에 세운 역외펀드자금이 10%정도, 헤지펀드가 30%정도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고 이들 자금은 단기매매에 치중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개인투자자들의 ‘무조건 모방 매매’는 금물이라는 것.

신한증권 김학균팀장은 “일부 외국인들이 일부 선도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시중의 부동자금을 유인해 차익을 빼내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틀로 최근의 코스닥시장을 는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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