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시장의 대표적인 핵심블루칩으로 각각 시가총액 4,5위인 한국전력과 포항제철 주식이 증권시장에서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한전 포철 주식을 내던지기 시작한데 이어 기관투자가들까지 가세,블루칩으로서 체면을 지키기 어려울 정도로 주식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는 것.
▽외국인 매도공세 지속〓외국인들은 이달들어 11일까지 한전주식을 1280억원어치나 순수하게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매도공세로 주가는 지난 11일 3만원마저 무너진 2만8900원으로 주저앉았다.불과 3개월만에 반토막이 나버린 것.
또 기관투자가들은 포철 주식을 이달중 1290억원어치나 순매도했고 한전주식도 같은 기간동안 945억원어치를 처분했다.
메릴린치증권이 지난해 말 포철의 목표주가를 27만원선으로 제시하며 적극 매수추천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포철주가는 여전히 12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들 두 초대형칩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의 홀대는 최근 정보통신주와 인터넷주도 장세에서 두 종목이 전혀 수익률을 내지 못한채 주가가 속락하고 있기 때문. 주식을 들고 있어봐야 이익은 커녕 시가총액만 줄어드니 아예 새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는 것이다. 장동헌 한국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외국인들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어 실망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펀드매니저들도 이들 종목들이 최근 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자 앞다퉈 주식비중을 줄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정보통신주가 ‘대타’〓펀드매니저들은 한전 포철 매도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시류를 좇아가기 위해 코스닥 주식을 편입해야겠는데 펀드에 ‘새돈’이 없으니 상대적으로 시세탄력을 잃은 한전 포철 같은 주식을 내던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김기환 마이다스에셋 상무는 “한전 포철은 그동안 기관투자가 주요 보유종목으로 자리잡았지만 정보통신주 장세에서 주가탄력이 너무 떨어져 펀드매니저들이 판을 새로 짜야 할판”이라고 말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도 “펀드매니저들이 수익률을 좇아가기 위해 한전 포철 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은행주 등을 많이 팔고 있다”며 “코스닥시장으로 기관자금이 빠르게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전 포철, 대책은 없나〓기관투자가들은 한전과 포철이 주가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도 주가관리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불만이다. 포철은 지난해 1조5580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주주에게는 별다른 몫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불평을 사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한전과 포철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파격적인 배당을 실시,주주 몫이 많아져야 시장의 관심을 다시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포철은 지난 11일 신라호텔에서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상부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기업설명회를 열어 ‘주주단속’에 나섰다.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출자회사를 정리하는등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전략을 선포하기도 했다. 한전 IR담당 관계자는 “구조개편과 자산매각이 지연돼 주가하락을 초래했다”며 “지난해 순이익이 1조4000억원∼1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최해영·김두영기자>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