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따라 엔화약세와 무역수지 악화가 지속돼 원화가 절하추세로 반전될 경우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 투자자들의 단기성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주식 및 외환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동안 투자자가 얼마나 매매거래를 자주했는가를 나타내는 평균매매회전율이 외국투자자의 경우 186.6%로 지난 92년 증시 개방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국내시장 전체 회전율 466.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외국인들이 한 종목의 주식을 1회 사고팔 때 국내 투자자들은 2번이상을 사고 판다는 뜻이며 외국인들은 그만큼 단타매매를 지양하고 장기적으로 투자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회전율이 아직까지는 낮은 수준이지만 국내 증시의 호황세가 지속되면서 회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실제 외국인 회전율은 지난 92년 139.9%, 93년 122.2% 등을 유지하다가 94년 65.8%로 급락한 뒤 95,96,97년에는 100%에도 못미쳤으나 98년에는 다시 110.2%로 높아졌다.
국내 증권사들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성격을 분석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과거와 달리 공격적이고 단기적인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대신증권은 최근 ‘외국인 자금의 성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통신주 등 일부 소수종목에 집중되고 있으며 특히 이달초 대거 처분했던 반도체와 통신주가 일주일도 안돼 순매수대상으로 바뀌는 등 매매패턴이 단발적 성향을 띠고있다”고 분석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1월말 이후 홍콩과 말레이시아 등지로부터 유입이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이 단기성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외국인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의 혼란을 막기위해 외화자금을 일시적으로 묶어둘 수 있는 가변예치의무제 시행과 기간투자가와 간접투자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