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체, 개성파 대학생 모시기 경쟁… 졸업후 특별채용

  • 입력 2000년 2월 17일 19시 40분


‘N세대 마음은 N세대가 안다.’

인터넷과 네트워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N세대가 뉴밀레니엄 시대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고객군으로 자리잡으면서 전자업체들이 N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을 감각적인 디자인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N세대 문화가 배어 있는 강남 테헤란밸리 등에 디자인연구시설을 설치하는가 하면 N세대에 속하는 개성파 대학생들을 연구실로 끌어들여 유급 디자이너로 활용하는 추세.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N세대는 워낙 개성이 강하고 독특해 전문 연구원들도 이들의 성향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참신한 N세대 아이디어를 가공해 제품 디자인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대응 방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17일 30∼40명 규모의 N세대 디자이너팀을 선발키로 하고 ‘끼 있는’ N세대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테헤란밸리에 위치한 LG강남타워에 사무실을 제공하며 팀별로 아무 때나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자유로운 여건을 마련해줄 방침. 또한 수십만원씩 지급되는 활동비외 성과에 따라 500만∼1000만원의 특별포상금도 지급해 개발의욕을 북돋워줄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N세대 디자인 개발에 한계를 느껴 N세대 디자이너를 두기로 했으며 일부 인원에 대해서는 졸업 후 특별 채용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N세대 중심지 압구정동과 근접한 논현동에 연구원 재교육시설과 N세대 대학생으로 구성된 디자인멤버십 시설을 두고 있다. 업계의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 일본 유럽 등에 디자인연구 분소를 설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N세대 연구를 위해 ‘현지’에 근거지를 차린 것.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 60여명이 활동하는 디자인멤버십은 자문역을 하는 대학교수가 이들을 지도하며 편의제공 역할을 맡은 1명의 직원만 상주한다. 운영직원은 또 N세대 디자이너를 눈여겨본 뒤 우수한 인재를 특별 채용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삼성전자 디자인연구소 김영준 부장은 “디자인멤버십을 거쳐 특채된 연구원만 40명선에 이른다”면서 “매직스테이션(PC) 윙고(휴대용 카세트) MP3휴대전화 등의 디자인이 이들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 디자인연구시설을 운용중인 대우전자는 N세대 중심지에 분소를 두는 대신 정기적으로 연구원들을 젊은이의 거리로 내보낸다. 격주로 신촌 등을 방문해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이들의 생활을 엿보는 이색 문화체험을 경험하는 것. 대우전자는 또 매년 8000만원 이상의 경비를 부담하며 겨울방학때마다 추천받은 산업디자인 전공 대학생 60여명을 콘도 등으로 초청해 일주일씩 합숙 연구토록 하면서 N세대 디자인 따라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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