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탄 투신권〓올들어 1월중 코스닥시장에서 265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투신권은 이달들어 18일까지 4831억원을 순매수, 코스닥시장에 대한 시각이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17∼18일엔 한꺼번에 2000억원 어치를 사들이는 물량공세를 펼쳐 외국인에 이어 투신권이 장세의 한 축을 차지하는게 아니냐는 분위기를 띄었다. 21일에도 순매수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우량주 중심으로 매수기조를 이어갔쳤다.
미래에셋 이병익운용본부장은 “현재 투신권 펀드들은 운용자산의 7% 정도를 코스닥종목으로 채운 것 같다”며 “공격적 펀드는 15%까지,보수적 펀드는 10%선까지 코스닥종목을 편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수조정 의혹?〓기관화장세에선 투신권 등 ‘큰 손’들이 대형주로 종합지수 등락을 조절하면서 사고 싶은 종목을 저점매수하는게 어느 정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 매매비중이 95% 안팎인 코스닥시장에선 기관의 ‘지수 조정’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지만 최근 투신권과 외국인들의 매수강도가 높아지고, 개인들의 뇌동매매가 심해지면서 ‘지수조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위기.
투신권은 이달들어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한통프리텔 한통하이텔 하나로통신 한솔엠닷컴 등 집중 매집한 상태. 17∼18일엔 선취매했던 지수 선도주로 지수 등락을 조정하는 가운데 상승 우량주를 저점매수하는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전문가는 “21일 코스닥지수가 5포인트 가량 떨어졌지만 시가총액 1위 종목인 한통하이텔이 9%가량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종합지수는 보합수준”이라며 “투신사 입장에선 물량확보가 덜된 상태에서 지수가 급등하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말했다.
▽기관화장세가 펼쳐지나〓외국인과 투신권의 매매강도가 높아지면서 이미 시장에선 기관화장세의 조짐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것. 예컨대 새롬기술 한통프리텔 다음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좀처럼 기운을 쓰지못하는 동안 생명공학 무상증자 인터넷보안 관련주 중심으로 순환매가 일어나는 것은 기관화장세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라는 설명.
정보력이 약한 개인투자자들이 종목을 선정할 때 외국인과 투신권의 순매수 종목을 금과옥조로 삼는 것도 자연스런 투자지침이 됐다. LG투자증권 김진수선임연구원은 “투신사들은 거래소종목 투자로 크게 뒤쳐진 수익률을 코스닥종목 편입으로 만회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코스닥 참여가 높아지면서 장중변동폭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