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과 주가는 별개?〓증시에서는 ‘실적호전’을 가장 기본적인 호재의 하나로 분류한다. 당연히 외국인 투자는 실적이 호전되는 종목으로 집중되며 외국인의 매수가 몰린 기업의 주가는 오르게 된다.
그러나 최근 거래소시장에서는 상황이 판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98년 332억원 당기순손실에서 작년 4050억원 당기순이익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외국인지분률은 작년 8월말 17%대에서 18일 31%대로 늘어났다. 반면 주가는 같은 기간에 절반이 넘게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해당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 결과 20일 연속 외국인 순매수가 시작된 1월 17일 이후 코스닥시장의 외형이 거래소시장을 뛰어넘었다.
▽주가 왜곡 논란〓서울증권 여인택선임연구원은 “실적이 호전되면 주가가 하락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거래소 일부 종목의 현재 주가는 크게 왜곡됐다”며 “이들 종목의 주가는 기업가치에 걸맞게 따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스닥시장의 인터넷과 정보통신 관련주의 성장성에 후한 점수를 준다고 하더라도 양 시장의 상반된 주가 움직임은 상식을 벗어난다는 것.
대우증권 이영목과장은 “외국인 지분과 주가의 상관관계를 따지려면 외국인 지분 증가의 규모와 지속성을 살펴봐야 한다”며 “최근에 외국인 지분이 얼마나 늘어났느냐도 중요한 검토 요인”이라고 말했다.특히 코스닥 종목의 주가는 기관투자가의 보유물량이 적어 외국인이 매수하고 개인투자자들이 뒤를 따를 경우 가볍게 오른다는 것. ‘거래소시장은 힘을 잃었다’는 ‘대세론’도 실적을 무색케 하는 요소.
▽주주총회가 계기될 듯〓12월 결산 법인들의 주주총회가 본격 개막하는 이번주가 실적과 주가의 연관정도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종목의 경우 일부 기업의 실적이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주가의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거래소시장으로 되돌아오고 현재의 주가수준과 기업의 가치 사이에 격차가 큰 경우 그 자체가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진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