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부실 은행장-임원 즉시 해임-봉급 삭감

앞으로 경영실적이 나쁜 은행장 등 은행 임원들은 임기와 상관없이 해임되거나 기본급의 50%에 해당하는 퇴직적립금이 상실돼 마이너스 성과급을 받게 될 전망이다.

또 임원들은 재직기간 중에 기본급 50% 상당의 자기은행 주식을 반드시 보유해야 하며 은행 감사위원회의 위원장은 반드시 사외이사가 맡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3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국내은행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주제로 워크숍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번 개선안을 내주부터 본격화될 은행 주총에서 적극 도입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신상필벌 확실히 한다〓개선안은 우선 은행장 등 임원의 보수를 기본급과 성과급, 스톡옵션 등으로 3등분해 실적에 따라 보수가 크게 차이가 나도록 했다.

은행장의 경우 실적이 좋을 경우 기본급의 150%에 해당하는 성과급과 기본급 금액만큼의 스톡옵션을 받는 방안이 제시됐다. 금융연구원은 은행장들의 업무추진비와 같은 보수성 경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전제아래 최저 기본급수준을 1억5000만원으로 제시해 이를 따를 경우 ‘기본급(1억5000만원)+성과급(2억2500만원)+스톡옵션(1억5000만원)+퇴직적립금(7500만원)’으로 이론상으로 연봉 6억원 이상짜리 은행장도 나올 수 있게 되는 셈.

연구원은 반면 경영목표에 크게 미달하는 행장 등 임원은 즉각 해임하거나 목표 50%에 미달하는 은행은 퇴직금을 적립하지 않고 50% 정도의 목표만 달성한 임원들에게는 기본급만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은행이 경영목표를 얼마나 객관적이고 효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지, 또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장에게 거액의 연봉을 줄 경우 어떻게 정당성을 설명할 수 있을지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은행 이사회 기능 강화〓사외이사의 임기를 1년으로 통일하고 기존 임원은 임기를 3년으로 하되 매년 실적을 평가해 실적이 부진하면 임기에 상관없이 이사회에서 해임할 수 있도록 했다.

감사위원회 업무에는 임원의 업무추진비 등 보수성 경비의 집행에 대한 감사를 반드시 넣도록 해 감사위원회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현재 ‘중요한 출자’ 등 애매모호하게 규정된 이사회 결의사항 및 보고사항을 ‘자기자본의 100분의 1이상’ 등과 같은 식으로 명확하게 해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분담을 보다 명확히 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이사대우 등의 명칭은 부행장보로 변경, 등기이사 외에는 이사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도록 할 것을 권장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