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민간단체 "北동해어장 남한에 개방" 합의

  • 입력 2000년 2월 27일 19시 21분


북한의 비정부단체와 남한의 민간어민단체가 동해어장 개방에 대한 합의서를 교환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를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전국어민총연합회(전어총)와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는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전어총소속 어선의 동해 북한해역에서의 조업을 허용하고 어획 이익은 반분(半分)하는 ‘민간어업협력에 대한 합의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조업수역은 북한 원산 앞바다의 북위 38도36분50초, 동경 130도30분00초 기점과 북위 40도 00분00초, 동경 131도23분00초 기점을 남북으로 연결해 동쪽의 200마일 경제수역 경계선까지 확대한 수역이다.

‘은덕어장’으로 명명된 이 해역은 오징어잡이 어선 400척이 동시조업할 수 있으며 송어 가자미 오징어 홍게 등이 많이 잡힌다고 양측이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 △이번 교섭은 정부의 사전승인을 받지 않았고 △전어총이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는 단체인 점을 들어 이를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남북민간경제교류 창구로 활용해왔던 아태평화위원회가 아닌 통일전선부 산하 민경련을 내세운 점 등으로 미뤄 대남선전용일 뿐 실제 성사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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