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사고가 일어난 뒤 첫 거래일인 21일 오전 9시20분∼10시10분에 LG투자증권 사이버트레이딩을 이용한 일부 고객들은 매매주문이 이중으로 체결되는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주문을 내면 증권전산에서 체결 여부를 3초 내에 알려주도록 돼 있지만 이날은 실제 매매가 이뤄졌는데도 모니터에는 ‘거부’ 메시지가 올라오는 바람에 다시 주문을 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중으로 주문이 체결된 것. 예컨대 고객은 100주를 주문,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200주를 매입한 꼴이 된 셈.
LG투자증권 이 사고로 16건의 주문이 이중으로 처리돼 647만원의 고객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하고 우선 고객들에게 보상한 뒤 ‘원인 제공자’인 한국통신의 회선사용료에서 피해금액을 빼는 방식으로 구상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투자증권 외에 다른 증권사에서도 매매주문이 늦게 체결되거나, 영업점을 통한 주문은 체결됐지만 사이버트레이딩 주문은 체결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전산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전산팀 관계자는 “21일 오전에는 거의 모든 증권사에서 전산장애가 일어났으나 중소형 증권사에서는 그런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통신은 뒤늦게 각 증권사에 보낸 사과문에서 “21일 오전 9시13분 여의도 전화국앞 광케이블 절단으로 일시적으로 장애가 발생했다”고 시인했다. 한국통신 여의도 전화국장은 “전산시스템이 순간적으로 장애를 일으켰으나 큰 문제는 없었으며 만일 증권사들이 피해를 보았다면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you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