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다임러크라이슬러 '카라반'

  • 입력 2000년 2월 28일 23시 10분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카라반’은 미니밴의 대명사로 통한다. 1980년대 초반 탄생해 현재까지 700만대가 넘게 팔려나간 실적만으로도 그 명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으며 미니밴의 새로운 기준을 주도해간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롱바디(Long-body)형의 그랜드 카라반(7인승)을 타고 강원 홍천의 대명 스키장을 향해 시승길에 올랐다. 먼저 스키 장비와 식료품 등을 실었다. 왼편 오른편 모두에 슬라이딩 도어가 설치돼 있어 짐을 싣고내리기가 편리했다. 또한 바닥과 연결된 시트는 레버를 한번 당기기만 해도 간단하게 분리돼 짐이 많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몸을 감싸주는 안락한 구조의 운전석에 오르니 시야가 탁 트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운전석 높이가 국내 미니밴보다 다소 높은 것도 한 이유이지만 ‘캡 포워드’라는 독특한 디자인 덕택. 즉 최대한의 실내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앞뒤 바퀴를 최대한 범퍼쪽으로 밀어낸 것으로 유선형의 보디라인과 낮은 후드 등은 세단 디자인과 흡사하다.

배기량 3300㏄의 강력한 V6엔진은 2t이 넘는 그랜드 카라반을 부드럽게 출발시켰다. 다목적 기능에 포커스가 맞춰진 미니밴이라 승차감은 별로 기대하지 않았으나 고급 세단을 탄 듯한 안락함이 느껴졌다. 특히 뒷좌석에 탄 일행이 “승용차 같다”며 만족해했다.

굴곡이 심한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니 핸들 조작도 많아지게 마련. 그러나 그랜드 카라반은 차체가 노면에 밀착된 구조라 각도가 심한 커브길에서도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없이 부드럽게 빠져나갈 수 있었다.

가속능력과 추진력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서행하는 트럭을 간단히 제꼈으며 가파른 산길도 158마력의 엔진 덕분에 가뿐히 넘을 수 있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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