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원화가치 강세(환율하락)가 지속될 경우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무역수지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달러화의 수급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3일까지 원화가치 상승률은 2.2%로 일본 독일 싱가포르 등 주요 11개국 통화 가운데 대만(2.4%)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1월6일 달러당 1146.60원이었던 원화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면서 2월중순 이후 1130원대에서 거래되다 이달 들어 달러당 1121원까지 급등한 상태. 올해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거래소시장의 경우 3조7860억원에 달해 이미 작년 한해 동안의 2조4600억원을 넘어섰다.
외환딜러들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급증하는 데다 2월 무역수지가 예상과 달리 8억달러흑자를 내면서 원화가치가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라며 “당국의 강도 높은 개입이 없을 경우 올 상반기중 달러당 1100원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엔화가치는 올들어 5.1% 떨어졌고 유로화와 독일 마르크화는 각각 3.9%, 태국 바트화는 1.5% 하락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통화가치 변동이 없었다.
이에 따라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100엔당 1042원으로 연초에 비해 7.6% 절상돼 무역업계가 채산성을 맞추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주장하는 100엔당 1000원선에 바짝 근접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수출경쟁 상대인 일본의 엔화가치는 떨어진 반면 원화가치가 오른 것은 그만큼 우리 상품이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서 고전한다는 뜻”이라며 “급격한 환율하락은 경상수지 악화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외평채 발행 등을 통해 외환수급을 신축적으로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