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매패턴 과신은 금물…사고파는 주기 짧아져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로 6일 주식시장에선 750개를 웃도는 종목이 상승하는 개별종목 장세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증권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매수-국내 기관 매도’의 패턴으로 치열한 매매공방전이 펼쳐질 전망”이라며 “외국인 순매수 종목을 종목선정의 지표로 삼더라도 추가적인 주가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최근 외국인들의 매매패턴 주기가 짧아진데다 환매부담으로 매수여력이 약화된 투신권의 매도공세로 ‘외국인 순매수종목〓주가 상승’의 등식이 깨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열기’는 주춤〓외국인들은 지난 2∼3일 이틀동안 전체 순매수 대금 1조4800억여원중 80%를 웃도는 1조2300억여원을 삼성전자 현대전자 두 종목을 매수하는데 집중 투입했다. 3일에도 두 종목에 대한 매수주문은 이어졌지만 외국인의 ‘삼성전자 현대전자’ 매집열기는 다소 식은듯한 양상이다.

대신 외국인들은 이날 삼성물산 한전 메디슨 한국통신 LG전자 삼성전기 등 그동안 낙폭이 컸던 업종대표주로 매수타킷을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 이병익 운용본부장은 “주요 반도체 관련종목을 어느정도 확보한 상태에서 반등하던 국제 반도체 시세가 하락세로 꺾이자 관망세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 종목〓전체적인 순매수 규모가 늘어났는데도 불구,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은 종목별로 매수 매도가 확연하게 구분되는게 특징. 예컨대 삼성전자 현대전자 SK텔레콤 LG정보통신 신한은행 등에 대해선 매수세가 집중된 반면 SK 제일제당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은 오히려 매도비중이 높아졌다. 제일제당의 경우 이날까지 포함,연속 11일째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

증권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장세장악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종목이라면 단기적으로 주식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귀띔한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그러나 “외국인들의 매도종목이라고 하더라도 실적악화 등 펀더멘틀 측면에서 하자가 발생했다기 보다는 시세탄력이 둔화되거나 로스컷 등 불가피한 손절매 때문에 내놓는 측면이 크다”며 추격매도를 할 필요는 없다고 주문한다.

▽개별종목 장세〓증권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수를 틈타 현금을 확보한 기관들과 개인들이 낙폭이 큰 업종대표주와 재료보유 중소형주를 공략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 서울증권 여인택연구원은 “연중 최고가에 비해 큰폭으로 떨어져 있으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종목이라면 저점매수할만 하다”고 조언한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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