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의 요청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과 삼성그룹 이학수(李鶴洙)구조조정본부장 등 일부 임원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안건을 부결시켜 달라는 것. 국세청 간부 출신을 로비스트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으며 98∼99년 2년간 25차례의 이사회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는 이본부장 등 이회장 측근 임원들에게 부여하려는 스톡옵션은 기술개발과 경영혁신에 공로가 있는 임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국내 기관투자가의 대표격인 한국 대한 현대 등 3투신은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
2월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3투신 관계자가 참석해 황씨의 선임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신주발행 방식의 스톡옵션은 3투신 모두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신주를 발행하면 기존 주식의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
그러나 자사주를 매입해 스톡옵션을 부여할 경우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 대투 관계자는 “기존 주주들이 손실을 입지 않을 정도의 스톡옵션 물량이라면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스톡옵션 150만주는 주식가치 희석의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사들이 이같은 입장을 내비치자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장하성(張夏成·고려대 교수)위원장은 “기관투자가가 투자자를 위해 일하지 않으면 투자자의 신뢰를 잃게될 것”이라며 “16일 주총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어떻게 하는지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진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