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뚱딴지같이 무슨 해외투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달러가 넘치자 정부가 팔을 걷고 해외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 러시아채권에 집중투자하는 펀드에 넣었다가 원금의 20% 밖에 못건진 악몽이 남아있는데다 대형 투신사들도 태국 바트화 폭락 때문에 빈털터리가 된 펀드가 적지 않기 때문. 이번에 발매되는 펀드는 이같은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지 않은 안전판을 깔아놨다.
▽7개사 일제 발매〓한투 대투 현투등 3투신사와 삼성 LG 교보 동원BNP투신이 운용을 맡아 발매하며, 해외 주식과 채권에 주로 투자되지만 각사마다 상품구성이 조금씩 다르다. 한투가 하이테크주식에 집중투자하고 대투는 해외주식에다 중남미 브래디본드에서 추가수익을 노리겠다는 전략. 삼성생명투신운용은 직접투자하지 않고 해외펀드를 조금씩 편입하는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 전략을 택했다.
▽환율변동과 현지 수익률이 투자성패 관건〓해외주식과 채권에 90% 가량 투자되기 때문에 해외 유가증권의 가격움직임과 포트폴리오 계획에 따라 수익률도 천차만별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펀드매니저의 해외투자경험과 역량이 중요하며 자문회사 명성도 무시못할 변수다. 또 환율변동 위험도 도사리고 있어 해외투자를 잘했다해도 환율에서 구멍이 나면 수익률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고수익이라고 확신하지 말라〓해외투자는 국내투자보다 번거로운 게 사실. 투자수익이 높은 주식이나 채권은 그만큼 투자위험도 높을 수 밖에 없다. 해외투자펀드는 고수익을 보장하는 환상적인 펀드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 다만 환율변동을 적절히 활용하고 해외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를 잘하면 연15% 투자수익을 내기는 무난하다는게 운용사들의 주장이다.
▽펀드수수료와 투자성향을 감안해 선택〓투자설명서를 꼼꼼히 살피고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를 챙겨야 한다. 펀드매니저의 과거실적을 꿰뚫수 있는 자료도 요구할 만하다. 운용사의 과거 해외투자 실적도 펀드선택에 중요한 체크포인트. 신탁기간이 3년이지만 6개월이 지나면 환매수수료 없이 찾을 수 있다. 단 6개월전에 돈을 찾으면 이익금의 70%를 떼인다.
판매사 보수뿐 아니라 해외자문 보수 수탁회사보수 해외보관 보수 등 수수료가 만만치 않게 떼기 때문에 수수료 비교도 할 필요가 있다. 김영진(金映辰) 대한투신 국제부장은 “해외투자펀드는 3개월마다 투자성과 보고서가 고객에게 직접 건네진다”며 “포트포리오 분산차원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해외투자펀드 가입을 권유할만하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money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