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관리종목 과열 "손데일라"

  • 입력 2000년 3월 15일 19시 21분


코스닥시장 관리종목이 이상 급등하고 있다.

13일 관리종목 48개 중 31개가 상한가를 기록하자 증권업계에서는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관리종목은 14일 36개가 상한가를 치더니 15일에도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종목이 **개나 나왔다.

▽정상은 아니다〓98년7월 최종부도를 내고 화의절차가 진행중인 피혁의류 수출업체 삼산은 2월16일부터 상한가행진이 시작돼 당시 800원이던 주가가 6500원까지 8배이상 뛰어올랐다.

법정관리중인 석천도 2월22일 5500원에서 3만원대에 바짝 다가섰고 98년 부도를 낸 옌트 의 주가 역시 2월16일 8700원에서 5만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진 경우가 드물 정도.

신흥증권 코스닥팀 류승철 선임연구원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개인들의 투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기관투자가와 외국인들이 찾지 않는 빈 자리를 찾아 ‘그들만의 성(城)’을 지어 머니게임을 한다는 것.

류 연구원은 “순수한 투자관점에서 봐도 지금처럼 불이 붙었을 때 팔고 나오는 게 현명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퇴출종목도 나온다〓전문가들이 코스닥 관리종목 과열에 대해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조만간 등록취소돼 시장에서 퇴출될 기업도 나올 것이기 때문.

코스닥위원회는 다음달 12일 관리종목 업체의 부도 화의 자본잠식 및 주식분산기준 미달 등 등록취소 요건을 심사, 퇴출기업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관리종목에 지정된 44개 기업은 회사정리절차(또는 화의) 개시에 따른 경우가 33개로 가장 많고 자본 전액잠식(26개), 부도 또는 당좌거래 정지(21개), 영업정지 또는 양도(2개) 등의 순. 이밖에 주식분산기준 미달이나 불성실공시로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도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협회 코스닥관리부 관계자는 “퇴출심사는 원칙대로 이뤄진다”며 “투기적 성향이 강하면 손해볼 수도 있다는 것을 이번에 명백히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관리종목을 사들이는 ‘투기꾼’들에게 책임을 지우겠다는 것.

퇴출 후보종목들은 심사가 열리기 전인 4월 1일부터는 매매거래 자체가 정지될 전망이어서 당장 환금성에 제약을 받게 될 전망. 퇴출이 결정되면 곧바로 30일간의 정리매매기간을 거쳐 등록이 취소된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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