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모 CB-BW 전환가 너무 낮다…대주주 특혜가능성

  • 입력 2000년 3월 19일 19시 59분


일부 코스닥기업이 해외에서 공모하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전환가 및 신주인수권행사가격을 시가보다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CB와 BW를 인수하는 기관 및 개인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중 상당수 대주주가 일가친척 등 제3자를 내세워 채권을 인수, 전환권을 행사해 싼값에 지분율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이에대해 해외증권발행을 추진할 당시에는 주가가 낮아서 전환가 및 행사가를 낮게 정한 것이며 실제 발행일에는 주가가 많이 올라 전환가와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증권은 전환가 제한 없다〓국내 CB 및 BW는 ‘이사회 결의일 직전 1개월,1주일,최근 주가를 산술평균한 가격과 최근 주가중 낮은 가격 이상으로 한다’는 제한규정이 있다.

의도적으로 전환가를 낮게 정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 하지만 해외증권은 규제완화 차원에서 제한규정이 폐지돼 발행기업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은 발행당시 주가가 전환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하지만 일부 기업은 훨씬 싼값에 결정된다. A기업의 해외CB는 발행당시 주가가 4만원이었으나 전환가는 2만2000원으로 정해져 ‘헐값발행’ 시비가 일기도 했다.

▽대주주 특혜 가능성〓코스닥 시장 활황으로 해외증권을 인수한 기관과 개인은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실제로 B기업의 해외CB는 전환가가 5000원이지만 현재 주가는 5만원까지 올랐다.

사모는 발행후 1년, 공모는 3개월부터는 주식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B기업 공모 CB를 인수한 기관은 3개월만에 10배를 번 셈이다.

증권업계는 또 해외CB와 BW를 주로 대주주나 대주주와 연계된 세력들이 인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주를 시장에서 매입하기에는 높은 주가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싼값에 CB와 BW를 인수해 주식으로 전환, 지분율을 높이는 전략.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증권 인수대금 중에는 대주주가 역외펀드를 통해 빼낸 국내자금이많다”고 전했다.

▽물량부담〓해외증권 발행은 유상증자와 마찬가지로 주식발행 물량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국내 주가에는 당연히 악영향을 준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해외증권이 언제 주식으로 전환되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뚜렷한 악재도 없이 주가가 내려가는 경우 주식전환물량이 추가상장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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