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초보탈출]유무상증자 강세장선 好材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5분


최근 코스닥시장이 22일에는 폭등세를 보였지만 지난 1주일간은 22%이상 하락하는 폭락장세였다. 코스닥기업들이 대거 유무상증자에 나서면서 공급물량이 넘쳐날 것이라는 우려가 폭락장의 큰 원인이었다.

한 증권사 조사자료에 따르면 3월 한달동안 7조4000억원, 특히 다음주인 27∼31일에는 5조원 가까운 유무상증자 신주가 시장에 흘러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동물량이 전혀 없는 평화은행 우선주 등 허수(虛數)를 뺀 코스닥시장 전체 시가총액(주식수×주가)이 70조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결코 적지 않은 규모.

증자가 해당종목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장세에 따라 엇갈린다.

강세장에서는 유동물량이 적거나 고가주에 대한 유무상증자는 보통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주가는 증자에 따른 권리락 이전 가격으로 회귀한다는 심리적 영향 때문.

그러나 약세장에서는 시가보다 50%가량 싸게 발행되는 주식을 받아 곧바로 팔려는 욕구가 강하게 작용, 엄청난 매물공세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신주등록일 전에 공매도를 치는 투자자들도 있다.주식을 사려는 수요는 정체된 상태에서 이처럼 공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주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기업들은 자금조달 수단으로 증자를 통해 주식을 발행하는 직접금융을 선호한다. 돈을 갚을 필요가 없고 부채비율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작년 거래소시장에서는 연말까지 ‘부채비율 200%’를 맞추려는 대기업들이 앞다퉈 증자에 나서 40조원 가량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이뤄졌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회사내용은 조금도 좋아진 것이 없는데 주식수만 늘어나 발행가격을 밑도는 종목들이 속출, 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안겨준 것.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의 전철(前轍)을 밟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시장이 침체될 경우 증자물량 과다는 분명히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도움말〓하나경제연구소 장세현 연구위원)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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