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과 거액 연봉으로 단기간에 ‘몫돈’을 챙긴 벤처기업 직원들은 ‘자기만의 패션’을 고집하는 경향이 강하다. 80년대 후반이나 9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개성과 자유를 중시하는 신세대가 벤처기업의 주력으로 등장하면서 패션업체와 유통업체들은 이들을 타깃으로 한 ‘벤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언타이드 스타일' 선호▼
▽‘벤처맨’이 좋아하는 패션〓벤처기업이라 하더라도 한 기업의 대표라면 최소한 ‘세미 정장’이라 불리우는 캐릭터 정장 정도는 갖춰 입는 것이 좋다. 사무실 안에서 프로그램 개발업무 등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마이크로소프트사 빌게이츠 회장의 폴로티 스웨터 면바지 패션인 ‘빌즈룩’(Bill’s Look)을 선택해 볼만 하다. 벤처에 종사하는 남성들은 대부분 전문직이며 근무시간 개념이 희박해 딱딱한 정장보다는 활동성이 강한 캐주얼 패션을 선호한다. 인터메쪼의 정경진 영업팀장은 “벤처 패션의 기본은 넥타이를 매지 않는 ‘언타이드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드레스셔츠에 넥타이를 졸라매기 보다는 상의 안에 티셔츠나 니트웨어, 스웨터를 입는 코디가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상의의 길이도 엉덩이를 완전히 덮는 롱재킷 정장이 선호될 듯. 벤처붐을 타고 개성이 강한 유럽 스타일 브랜드가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편하고 개성있는 캐주얼류▼
▽어떤 브랜드로 연출할까〓현대백화점 남성의류 바이어 이지훈씨는 “서울벤처밸리에서 가까운 무역센터점의 경우 올해 들어 몸에 꼭 맞는 비즈니스 정장보다 편안하고 개성있는 캐릭터 캐주얼 정장이 더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캐릭터 캐주얼 정장의 특징은 상의 윗단추가 높이 달려 ‘V존’이 좁다는 것. 넥타이를 매서 단정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고 평상시에는 티셔츠나 스웨터을 받쳐 입어 캐주얼한 느낌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점. 브랜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벌에 35만∼45만원대며 일부 디자이너 브랜드는 60만원대. 면과 폴리에스테르 혼방 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구김이 적은 제품이 많다.
워모, 인터메쪼, 레노마, 파코라반, 코모도, 옴부르노, 이신우옴므, 솔리드옴므, CP컴퍼니, 이지오, 지이크 등이 활동성과 개성이 강한 대표적인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들.
▼고가브랜드化 전략도▼
▽패션업계 움직임〓LG패션은 벤처기업인과 재택근무자를 타깃으로 4월중 신규브랜드 ‘헤지스’를 선보일 예정. 또한 기존의 정장라인이던 ‘마에스트로’에도 캐주얼 개념을 도입, 고가 캐주얼 제품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제일모직은 기존 캐주얼 정장 브랜드 ‘엠비오’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부속 브랜드로 돼 있던 ‘앤트로 갤럭시’를 독립된 브랜드로 분리해 판촉에 나서고 있다. 여성복 전문 제조업체인 한섬도 같은 시장을 노리고 남성 캐주얼 정장 ‘타임 옴므’를 올봄에 내놨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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